[르포] 'AI·양자암호' 기술 경쟁…SKT·KT·LG CNS, '퀀텀코리아'서 미래 보안 청사진 공개
퀀텀코리아 2026, 2일부터 4일까지 동대문 DDP서 진행
SKT·KT,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국산 양자암호 상용화 성과 공개
LG CNS, 비파괴 검사 및 싱크홀 탐지 분석 솔루션 전시
황성완 기자
wanza@megaeconomy.co.kr | 2026-07-03 15:15:27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국내 통신기업 SK텔레콤과 KT, LG CNS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양자암호 기술을 앞세워 미래 보안 경쟁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을, KT는 국산 양자암호 상용화 성과를, LG CNS는 양자암호 기술 적용 솔루션을 내세우며 AI 시대 보안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양자 산업 전시회 '퀀텀코리아 2026'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양자암호 기술을 앞세운 국내 통신사들의 경쟁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으며, 지난 2일부터 오는 4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SK텔레콤, LG CNS, KT 등 국내 주요 IT 기업과 IBM, AWS 등 해외기업도 참여해 대한민국의 양자 기술 청사진을 제시했다.
◆ SKT·KT 양자암호 기술 경쟁 치열
퀀텀코리아 전시장에서는 AI 시대 보안 경쟁을 둘러싼 통신사들의 기술력이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SK텔레콤 부스는 'AI·6G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양자암호 보안'을 전면에 내세웠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인 곳은 손바닥보다 작은 광집적회로(PIC) 기반 양자암호 칩 전시 공간이었다.
특히 10Gbps급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10×10㎟ 크기의 칩으로 구현한 기술과 송·수신부를 하나로 묶은 차세대 양자키분배(QKD) 칩이 소개됐다. 전시장에서는 AI CCTV, 드론, 로봇 등 6G 초연결 환경에서 활용될 양자보안 기술도 함께 전시됐다.
무선 양자암호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은 현재 약 30km 거리까지 적용 가능한 무선 QKD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위성 통신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에는 여러 장비로 구성되던 양자암호 기술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며 "소형화와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상용화 속도도 크게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양자내성암호(PQC)와 양자키분배(QKD)를 활용한 국방·금융·의료 분야 실증 사례를 전면에 내세웠다. 서울~부산 구간 이기종 양자암호망 연동 실증과 신한은행 양자보안망, 국립암센터 AI 의료데이터 암호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양자암호통신 기술뿐 아니라 실제 상용 서비스를 위한 국산 장비 생태계도 함께 소개됐다.
전시장에는 양자키분배(QKD), 양자키관리시스템(QKMS), 양자암호장비(QENC) 등으로 구성된 양자암호 통신망이 구현됐다. QKD 장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비는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생성된 양자 비밀키를 QKMS로 전달한 뒤 QENC에서 실제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구조다.
KT 관계자는 "QKD는 양자 비밀키를 생성·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실제 서비스 구간에서는 QENC가 암호화를 수행한다"며 "QKD가 적용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QENC만으로 암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QKD 장비 가격이 높은 만큼 모든 구간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KT는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을 고려해 실제 서비스에서는 QENC 중심의 양자보안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이 해당 장비를 실제 운영 중이며, 국방 분야 시범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대영에스텍이 주관하고 3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네트워크 전 구간(End-to-End)에 양자암호를 적용하는 동시에 향후 양자내성암호(PQC)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아키텍처도 함께 설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실증 사업이 향후 공공과 국방, 기간망 분야로 양자보안 기술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LG CNS, 산업 현장 적용된 '양자컴퓨팅'
LG CNS는 현장에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양자컴퓨팅의 산업 활용 가능성을 직접 소개하고 있었다. 화려한 전시보다 실제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구성된 설명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LG CNS는 약 7~8년 전부터 내부 컨설팅 조직을 중심으로 양자컴퓨팅 연구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산업 적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양자컴퓨팅이 복잡한 수학적 최적화 문제 해결에 강점을 가진다는 점에 주목해 다양한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비파괴 검사를 위한 3D 이미지 재구성' 기술이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년 양자컴퓨팅 기반 양자이득 도전연구' 과제로 선정됐다.
LG CNS에 따르면 기존 X-레이, CT 기반 비파괴 검사는 물체 내부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촬영 횟수가 많고 계산량이 방대하다는 한계가 있다. LG CNS는 D-Wave의 양자 어닐링(Annealing) 방식을 활용해 적은 수의 촬영 데이터만으로도 내부 밀도값을 계산해 3차원 구조를 복원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복잡한 수학적 최적화 과정을 양자컴퓨팅으로 처리해 검사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또 다른 연구는 싱크홀 탐지를 위한 탄성파 데이터 분석이다. LG CNS는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등과 협력해 실제 지반 데이터를 확보하고 양자컴퓨팅 기반 분석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기술의 목적은 직접 싱크홀을 찾는 것이 아니라 노이즈가 많은 탄성파 데이터를 정교하게 정렬해 분석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기존 방식으로 약 30점 수준이던 데이터 품질이 양자컴퓨팅 적용 후 약 60점 수준까지 향상됐으며, 현재 실제 현장에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양자컴퓨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복잡한 최적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산업 분야에서는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며 "향후 제조와 인프라, 공공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IBM·AWS 등 해외 기업들도 참여해 각각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