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에너지 기업 한계 넘는다…사업 다각화로 청사진 그려

도시가스 한계 돌파 나서…성경김 수출·외식 네트워크 결합 시너지 기대
순현금 전환·자사주 42만주 소각…실적과 주주가치 두 마리 토끼 노려
하나증권 "영업이익 전년 대비 12% 증가한 1788억 전망"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07-31 14:24:25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삼천리가 에너지 기업의 한계를 넘어 종합 생활문화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정적인 도시가스 사업을 기반으로 확보한 현금 창출력을 앞세워 ‘지도표 성경김’으로 알려진 성경식품을 1195억원에 인수하며 K푸드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보했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 등 재무 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 행보까지 병행 중이다.

 

삼천리는 올해 2월 성경식품 지분 100% 인수를 완료했다. 인수 금액은 약 1195억원이다. 당초 시장에서 거론됐던 매각가는 3000억원 수준으로, 삼천리는 높은 가격 부담 때문에 한 차례 인수를 중단하기도 했다.

 

▲ 삼천리가 에너지 기업의 한계를 넘어 종합 생활문화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삼천리는 성경식품의 성장 가능성과 사업 경쟁력을 다시 평가한 뒤 협상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재협상 끝에 기존 예상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며 ‘알짜 인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달 16일 삼천리는 자회사 성경식품의 5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성경식품은 유상증자 금액 가운데 200억원은 채무상환, 3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삼천리가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삼천리는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5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313억원으로 약 30% 늘어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부터 축적한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부채 부담을 줄여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현금 상태로 전환했다. 통상 대규모 M&A 이후 차입 증가와 재무 부담 확대 우려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삼천리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 속에서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삼천리가 성경식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994년 설립된 성경식품은 ‘지도표 성경김’ 브랜드로 알려진 조미김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2% 증가했고, 순이익은 2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성장했다.

 

재무 안정성도 강점이다. 성경식품의 부채비율은 27.6% 수준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전체 매출 가운데 약 40%가 해외 수출에서 발생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성장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김은 대표적인 K푸드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으며, 지난해 김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삼천리는 성경김의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외식 네트워크와의 연계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일본 도쿄에서 운영 중인 한식 브랜드 ‘KSC(Kalbi Social Club)’ 매장을 활용해 성경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기존 SL&C 산하 50여 개 외식 매장과 결합해 식품 생산부터 외식까지 이어지는 사업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 도시가스 기업에서 종합 생활문화 그룹으로…신사업 확장 전략 본격화

 

성경식품 인수는 삼천리가 추진해온 사업 다각화 전략의 연장선이다.

 

삼천리그룹은 현재 에너지·환경, 생활문화, 금융 등 세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환경 부문에는 삼천리, 삼천리ES, 삼천리ENG, 에스파워, 휴세스 등이 포함돼 있다. 도시가스와 집단에너지 사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 창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생활문화 부문에서는 2008년 외식 브랜드 ‘Chai797’을 시작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이후 호우섬, 바른고기 정육점, 서리재, 이타마에스시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선보이며 소비재 분야 경험을 쌓았다.

 

자동차 사업에도 진출했다. 2016년 삼천리모터스를 설립해 BMW 공식 딜러 사업을 시작했고, 2024년에는 삼천리EV를 설립해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국내 공식 딜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성경식품 인수는 이 같은 생활문화 사업 확대 전략에 정점을 찍는 투자로 평가된다.

 

에너지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식품회사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 확장의 의미를 넘어, 미래 성장 산업으로 방향을 전환하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번 성경식품 인수는 오너 3세 경영 능력을 평가받는 중요한 시험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재 삼천리는 창업주 일가 중심의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신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장균 창업주의 장남 고 이천득 부사장의 아들인 이은백 사장은 삼천리 지분 9.1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이은백 사장은 기존 에너지 사업 기반 위에 새로운 성장 사업을 추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삼천리는 최근 주주가치 제고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자사주 42만8248주 전량 소각안이 의결됐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10.6%에 해당하며, 시장에서는 유통 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당 가치 상승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천리 관계자는 ""신규 사업 투자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최근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78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집단에너지 사업 수익성이 일부 둔화되더라도 도시가스 부문의 이익 개선과 성경식품 연결 편입 효과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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