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 3분기 실적 부진 4분기도 어려워

연속 흑자 기록에도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고민 깊어
고금리, 인플레이션, 물류비 상승 등 복합적 요인 작용

이동훈

ldh@megaeconomy.co.kr | 2024-11-06 12:51:22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실적이 해상 운임 상승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전망이다.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공급 과잉 심화와 탄소중립 압박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이 석유화학 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공급 과잉을 심화시키는 실정이다. 이는 범용 제품의 가격 하락을 야기하여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 등 친환경 규제 강화는 기업들의 생산 방식과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공급 과잉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게다가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형편이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분기 96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인 NB라텍스(NBL)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약 25%)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NBL은 주로 의료용 및 위생용 장갑의 주재료로 사용된다. 특히 자동차와 전자제품 제조, 실험 연구 분야에서도 사용된다.

그러나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올 3분기 실적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금리 기조와 인플레이션 심화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의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급등한 컨테이너 운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물류비가 급등하면서 해상 운임 비용이 크게 상승했고, 이는 고스란히 3분기 손익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주 서안노선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월 FEU(길이 40ft 컨테이너) 기준 8103달러로 지난 1월 2775달러 대비 약 3배 상승했다. 여기에 인도·동남아 노선을 운항하던 선박이 미주·유럽 노선에 대체 투입되면서 선복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인도·동남아 노선 운임비를 빠르게 상승시켰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해상 운임 상승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전체적인 업황은 유사한 상황인데, 상승된 운반비로 인해서 2분기 대비는 손익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도 “금호석유화학뿐만 아니라 해상 운송에 의존하는 다른 수출 기업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 해상운임 상승과 물류 불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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