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톡 '롤백' 예고에도 논란 불씨 여전…홍민택 CPO 책임론도 확산

이용자 불만 폭주…"업무용 메신저 본질 훼손"
사내 해명에도 비판 여전, 지표 중심 경영 논란

황성완 기자

wanza@megaeconomy.co.kr | 2025-10-02 11:37:48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카카오가 논란이 된 카카오톡 개편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용자 불만과 잡음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서비스 총괄을 맡은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에 대한 책임론까지 번지면서 사태가 단순한 이용자인터페이스(UI)·이용자경험(UX) 논란을 넘어 조직 리더십과 서비스 전략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5년 만의 대규모 개편했지만, 결국 ‘롤백’ 결정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톡 최신 버전에 대한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친구탭’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기존처럼 친구목록을 첫 화면으로 복원하고, 현재 적용된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개발 일정을 고려해 4분기 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15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개편 이후 이용자 불만이 폭주한 데 따른 것이다. 개편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1점 리뷰가 쏟아졌으며, “업무용 메신저인데 사적인 사진까지 봐야 하느냐”, “연락처만 저장된 집주인·거래처의 프로필 변동이 불필요하게 노출된다”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톡 자동 업데이트 막는 법’, ‘자동 업데이트 절대 하면 안 되는 이유’ 등의 게시물이 급속히 확산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자동 업데이트 차단뿐 아니라 ‘친구에게만 공개’ 또는 ‘나만 보기’ 설정 방법을 공유하며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 나섰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익명 게시글. [사진=메가경제]


◆ 홍민택 CPO 책임론 확산

 

이 같은 여론 악화는 자연스레 홍민택 CPO 책임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홍 CPO는 카카오톡을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라 SNS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결합한 일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주도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친구탭 피드 전환 역시 홍 CPO 주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내부 불만도 적지 않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카카오 개발자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우리가 하고 싶어서 만든 게 아니라 시키는 대로 만들었을 뿐”이라며 이번 업데이트가 다수 기획자의 협업 결과가 아니라 홍 CPO 단독 주도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개발자는 “데이터 구조상 완전한 롤백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언급해 논란을 더했다.

 

논란이 일자 홍 CPO는 지난달 29일 사내 공지를 통해 “친구탭 개편은 메신저 본질을 약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며, 소셜 확장과 서비스 강화를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홍 CPO는 이번 대규모 배경과 방향을 소셜 확장과 메신저 서비스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앱 다운로드와 트래픽 지표는 유지되고 있지만, 숫자와 무관하게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오히려 ‘지표 중심 경영’이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로 불릴 만큼 생활 밀착도가 높은 서비스이기 때문에, 작은 변화도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특히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능 문제가 아니라 카카오의 서비스 철학과 리더십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가 책임 있는 대응을 보여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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