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열전] 2026년 10대 그룹 회장 신년사로 본 한국 경제의 좌표

AI·에너지·방산·반도체로 수렴된 총수 메시지
성장보다 생존, 속도보다 실행
재계가 던진 화두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결과'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2-13 11:42:05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2026년 새해,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의 신년사에는 공통된 온도가 흐르고 있다. 낙관도 비관도 아니다. 대신 위기를 전제로 한 냉정한 현실 인식과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의 논리가 전면에 등장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의 상시화, 기술 패권 경쟁의 격화 속에서 총수들은 더 이상 ‘가능성’이나 ‘비전’을 말하지 않았다. 신년사 곳곳에는 “무엇을 더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버리고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겼다.

 

▲챗GPT4가 구현한 10대그룹 재계 총수들이 올해 강조한 신년사 메시지를 이미지의 모습[사진=챗GPT4]

 

재계 안팎에서는 "2026년 10대 재계 총수의 신년사는 희망의 선언이 아니라 전략의 점검표에 가깝다"며 "성장보다 생존, 속도보다 실행, 말보다 결과를 주문한 총수들의 메시지는 한국 경제가 서 있는 좌표를 또렷이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초격차는 선언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

 

이 회장은 반도체·AI·바이오를 축으로 한 기술 리더십을 재정의하며 ‘초격차’에 대한 기존 인식을 정면으로 경계했다. 

 

그는 “기술 초격차는 선언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며 반도체 경쟁의 본질이 속도와 완성도, 신뢰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삼성이 다시 긴장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부 경고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AI는 사업이 아니라 생존 조건”

 

최 회장은 AI를 ‘미래 성장 동력’이 아닌 ‘생존 조건’으로 규정했다. 

 

그는 "AI를 실험하는 단계는 끝났다"며 수익성과 책임을 갖춘 AI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에너지로 이어지는 SK식 AI 밸류체인을 본격적으로 성과 중심 구조로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동수단이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 가야”

 

정 회장은 전기차 캐즘과 글로벌 경쟁 심화를 언급하며 자동차 산업의 본질적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는 더 이상 제조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산업"이라며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과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UAM) 등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재확인했다.

 

속도를 늦추더라도 방향은 분명히 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산업에 답해야”

 

김 회장의 신년사는 방산·에너지·우주에 집중됐다. 그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산업에 답하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며 한화가 맡고 있는 방산과 에너지 산업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했다. 

 

한화의 글로벌 방산 확대와 에너지 투자를 관통하는 명분과 철학을 분명히 한 대목이라고 재계는 해석한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 “고객 가치가 없다면 기술도 없다”

 

구 회장은 기술 경쟁의 중심에 ‘고객 가치’를 놓았다. 배터리, 전장, AI 등 신사업에 대해 그는 "기술을 위한 기술은 의미가 없다"며 고객 경험을 바꾸는 혁신만이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선별 투자와 사업 구조 재편을 염두에 둔 현실적 메시지인 셈이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버릴 것은 버리고, 강한 곳에 집중”

 

신 회장은 유통·화학·바이오 전반에 걸쳐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규모보다 수익성, 확장보다 내실"을 강조하며 비핵심 사업 정리와 포트폴리오 재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재계에서는 롯데의 체질 개선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유통의 본질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

 

정 회장은 기술보다 ‘사람’을 이야기했다. 그는 "AI와 데이터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라며 유통의 본질은 현장과 고객 경험에 있다고 강조했다. 빠른 변화보다 확실한 변화를 택하겠다는 신세계식 전략이 담겼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 정기선 HD현대 “제조업의 미래는 스마트와 친환경”

 

정 회장은 조선·건설기계·에너지 전반에서 스마트화와 탈탄소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지능형 조선소와 친환경 선박 기술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는 전통 제조업의 미래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에너지 전환은 선택이 아닌 의무”

 

허 명예회장은 에너지 전환을 ‘선택이 아닌 의무’로 규정하며 저탄소·신에너지 투자 병행 전략을 강조했다.

 

재계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장밋빛 전망은 사라졌고, 대신 냉정한 현실 인식과 실행 중심 전략이 자리 잡았다는 게 공통된 메시지다.

 

재계 관계자는 "2026년은 총수들의 말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번 신년사는 그 예고편에 불과하다며,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 한국 대기업 총수들은 공통적으로 우리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빨리 실행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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