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팔아 복지 챙겼다…세아제강의 '내실 다지기' 박차
블록딜로 44억 확보, 현금 유출 줄이고 주가 충격 최소화
주주환원 대신 조직 안정 택한 재무 전략…희석 효과는'미미'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5-12-29 12:46:37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강관(파이프) 사업을 영위하는 세아제강이 임직원 복리후생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인 자기주식(자사주)을 전량 처분한다.
세아제강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3만6200주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불리는 '블록딜'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처분 예정 금액은 약 43억5800만원(3만6200주) 규모로 주당 처분 기준가는 이사회 결의일 전일(25일) 종가인 12만400원이다.
다만 실제 거래 가격은 처분일인 이달 29일 정규시장 종가에 4.5%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이번 자사주 매도와 관련해 임직원 대상 복리후생 재원 마련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실제 보유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주가 충격을 줄이고, 임직원 보상과 사내 문화 가치를 제고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처분 예정 기간은 오는 12월 29일 하루이며, 시장 내 일반 매도가 아닌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위탁 투자중개업자는 NH투자증권이다.
이번 자사주 매수자는 클라만자산운용, 폭스캐피탈매니지먼트(FOX CAPITAL MANAGEMENT), 제인 스트리트 글로벌 트레이딩(JANE STREET GLOBAL TRADING)이 포함된다.
이들은 세아제강과 최대주주와는 모두 특수관계가 없는 투자자이며, 클라만자산운용과 폭스캐피탈매니지먼트에 9050주씩, 제인스트리트 글로벌 트레이딩에 1만8100주가 배정된다.
이와 관련해 세아제강은 투자자의 의향과 납입 능력, 거래 시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분 상대방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 자사주 비중 1.3%…주식 가치 희석 효과는 '미미'
세아제강이 이번에 처분하는 자사주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1.3% 수준에 머물러 일각에서 우려한 이번 자사주 처분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이번 처분 물량이 발행주식 대비 0.32~0.64% 수준으로 주식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주주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처분 대상 자사주는 과거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한 현물 보유 물량으로 신규 발행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자본금 변동이나 지분 구조 변화는 발생하지 않는다.
◆ '주주환원 대신 내부 안정' 선택…현금 유출 최소화 전략
업계에서는 이번 자사주 처분을 두고 현금 배당이나 추가 비용 지출 없이 복지 재원을 확보하려는 재무적 선택으로 해석하고 있다.
통상 기업이 임직원 복지 확대나 보상 재원을 마련할 경우 '잉여현금'을 직접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세아제강은 이미 확보해 둔 자사주를 활용해 현금 유동성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내부 구성원에 대한 보상 체계를 유지하는 전략적 방식을 택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처분한 점은 단기적인 주주 가치 제고보다는 조직 안정과 인력 유인책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
이는 철강 업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숙련 인력 유지와 조직 결속이 중요하다는 경영진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도 업계는 해석한다.
할인율을 제한적으로 적용한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을 활용해 주가 충격 최소화와 자사주 활용의 ‘재무적 효율성’을 극대화한 점도 이번 자사주 처분의 주요 특징이다.
세아제강은 자사주 처분과 관련한 후속 절차 및 세부 집행 권한을 대표이사에게 위임했다. 이는 거래 집행의 신속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세아제강 관계자는 "시장에서 제기돼 온 유동주식수 부족에 따른 유동성 우려도 함께 고려한 결정으로 제3자에게 자사주를 매각해 거래 유동성을 늘려 주주가치 제고의 부수적 개선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별도로 검토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보상 간의 균형을 고려한 운영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처분은 조직 내부 결속과 재무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라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기업 운영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유동성 확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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