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답답한 하늘"… 제주항공, 국내 항공사 중 일반석 가장 좁아

1인당 좌석면적 0.305㎡로 최소…대형 항공사 대비 20%↓
정준호 의원 "저가항공 좌석 너무 좁아" 행정지도 촉구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5-10-01 10:54:19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제주항공의 좁디좁은 좌석배치 전략이 수익성 개선에는 기여하고 있으나, 소비자 품질엔 뒷전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B737-800 기종 좌석밀도가 국내 6개 항공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승객 1인당 좌석면적은 0.305㎡에 불과했으며, 안장폭은 최소 41.4㎝로 조사됐다.
 

▲ 제주항공, 일반석이 국내 항공사 중 가장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종을 운영하는 대한항공(안장폭 44㎝, 1인당 면적 0.37~0.38㎡)과 비교해 약 20% 이상 좁은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등 풀서비스항공사(FSC) 역시 LCC 대비 여유로운 좌석배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는 동일 기종 내 좌석 수 증대가 단위당 운항비용(CASK·Cost per Available Seat Kilometer) 절감의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한 LCC 관계자는 "국제유가 변동성과 환율 리스크 속에서 좌석밀도 최적화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요소"라며 "특히 단거리 노선이 주력인 LCC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일부 항공사가 추가 좌석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가 소비자 반발로 철회한 사례가 있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과 고객만족도 사이의 최적점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항공법상 좌석 간격이나 너비에 대한 최소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토부는 비상탈출 등 안전성을 고려한 최대 좌석수만 규정하고 있어, 그 범위 내에서 항공사의 자율 판단에 맡기고 있다.

정준호 의원은 "항공이 보편적 교통수단이 된 시점에서 승객 편의성도 공익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국토부가 항공사와 협의를 통해 최소 기준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반면 업계는 규제보다 시장원리에 따른 자율개선을 강조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들이 저가 항공권을 선호하는 만큼, 일률적 규제는 오히려 선택권을 제약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당분간 시장 자율에 맡기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소비자 불만이 지속될 경우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에어부산 등 LCC 4개사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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