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연속 적자늪 허우적...제주항공, 반등 요원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550억...전년 대비 적자 전환
업계 출혈 경쟁에 파라타항공까지 참전
야심차게 들인 화물 운용기 올 1월부터 방치
실적 악화에 지난달 B737-800 항공기 3대 매각 검토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5-11-18 11:04:37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제주항공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5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883억원으로 약 19% 줄었고 순손실은 6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465억원으로 집계됐다.

 

▲ 제주항공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올해 3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이 작년 3분기 대비 늘어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등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이 증가했다. 여기에 중단거리노선에서 항공사들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

 

일본 지진설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일본 노선에서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한 것과 추석연휴가 10월에 포함돼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B737-800 항공기 3대 매각 검토를 알렸다. 구체적인 매각 시기와 관련해 "결정된 사안은 없으며 확정되는 시점이나 1개월 이내 재 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B737-800 기체는 제주항공이 2018년 보잉에서 처음 구매한 기체다. LCC 업계가 주력으로 운용 중이다. 재무구조가 악화돼 유동성 확보와 무안 참사 이후 항공기 안전성 강화 등이 목적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재무 상황은 좋지 않다. 모기업 애경그룹이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달 애경산업 지분의 약 63%를 태광그룹에 넘기는 계약도 체결했다.

 

제주항공 화물 운항도 장기간 중단된 상태다. 화물 운송 사업은 제주항공 전체 매출 규모의 2~3%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신규 사업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면서 새 수익모델로 삼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실적이 회복되지 않아 꺼내든 카드였다.

 

제주항공은 2012년 국내 LCC 중 처음으로 국제 화물 운송 면허를 취득하고 화물 운송 사업을 이어왔다. 2018년 9월부터는 제주~김포 노선을 시작으로 국내선 화물 사업에 진출했으며 2020년 10월에는 여객기 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운송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2022년부터 화물전용기 2대를 들여오며 화물 운송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제주항공의 화물 전용기 1·2호기는 올해 2월부터 멈춰있다. 현재 제주항공은 여객기 하부 공간을 이용해 소량의 물품만 운항하는 이른바 '벨리카고' 형태로 화물 사업을 운항 중이다. 리스 계약 만료 시점은 2026~2027년이다. 지속적으로 관련 비용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최근 제주항공은 화물전용기 2대에서 엔진을 떼어내 여객기 예비 엔진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객기 수요를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아직 제주항공은 화물 운성 사업 폐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LCC업계의 출혈 경쟁이 심화되는 흐름도 달갑지 않다. 코로나19 해제 이후 노선을 공격적으로 늘렸지만, 실제 여행 수요는 기대에 못 미치는 흐름이다.여기에 최근 신규 항공사인 파라타항공이 운항을 개시하며 경쟁자가 또 하나 들었다. 

 

제주항공은 올해 기체 현대화와 새 기체 도입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2023년 도입한 B737-8 2대를 시작으로 올해 계획된 6대 도입을 모두 완료하며 차세대 항공기 편성을 확대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단 현대화와 구매기 확대를 중심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지속 가능한 이익구조를 구축하고 실적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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