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2년생까지만·문신은 안 돼"…워커힐 '빛의라운지'카페 '채용 갑질' 논란
입점업체·워커힐·당근알바까지…연령차별 공고 책임론 확산
법적 처벌은 사업주 몫이라지만…특급호텔·플랫폼 관리망 '구멍'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8-03 10:52:49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 호텔 내 입점 카페가 채용공고에서 지원자의 연령 상한선을 명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매장은 워커힐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 아닌 임대매장으로 파악됐지만, 워커힐 브랜드와 공간을 기반으로 영업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텔 측의 입점업체 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워커힐 호텔 내 카페 '빛의라운지'는 최근 지역 기반 구인 플랫폼 당근알바에 직원을 모집하는 채용공고를 게재했다. 모집 인원은 1명으로 신입과 경력 모두 지원할 수 있으며, 월급 240만원과 주 5일·2교대 근무 조건을 제시했다. 식대 안내와 함께 셔틀버스로 출퇴근할 수 있다는 점도 안내됐다.
■ "92년생까지만"…연령차별금지법 위반 소지
논란이 된 것은 지원 자격이다. 해당 공고에는 "92년생까지만 지원받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명시됐다. 사실상 1992년 이후 출생자로 지원 대상을 제한한 것으로, 모집·채용 과정에서의 연령차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는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모집·채용 과정에서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나 구직자를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법은 직무 성격상 특정 연령 기준이 불가피한 경우 등에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만, 카페와 베이커리의 고객 응대, 서빙, 바리스타 업무는 일반적으로 특정 연령대만 수행할 수 있는 직무로 보기 어렵다는 게 노동계와 법조계의 시각이다. 합리적인 사유 없이 연령을 제한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해당 사업주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다른 채용 조건으로 "반팔 착용 시 문신이 보이면 안 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다만 국내에는 포괄적인 외모차별금지 규정이 없어, 이 조항 자체를 법 위반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워커힐 측에 따르면 빛의라운지는 호텔이 직접 고용과 운영을 담당하는 직영매장이 아닌 임대 형태의 입점매장이다. 이에 따라 연령차별금지법상 직접적인 법적 책임은 채용공고를 게재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입점업체에 귀속될 가능성이 크다.
워커힐이 공간을 임대한 임대인 지위에 그친다면 관련 조항에 따른 직접적인 처벌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점매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워커힐이 이번 사안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플랫폼도 책임에서 자유롭나…당근알바 역할론
이번 사안은 채용 주체인 빛의라운지와 임대인 지위의 워커힐뿐 아니라, 채용공고가 게재된 플랫폼 당근알바의 역할에 대한 질문도 남긴다.
다만 연령차별금지법은 규제 대상을 '사업주'로 한정하고 있어, 당근알바가 이 법에 따라 직접 처벌받을 근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령차별 문구를 실제로 정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채용공고를 게재한 사업주이기 때문이다.
대신 별도로 살펴봐야 할 지점은 '직업안정법'이다. 당근알바와 같이 구인·구직 정보를 중개하는 사업은 이 법상 '직업정보제공사업'으로 신고 대상이며, 사업자는 법 제25조 및 시행령 제28조에 따라 일부 준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임금체불 사업주 정보를 구직자가 알 수 있도록 게재하거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구인정보를 게재하지 않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대법원도 2020년 판결(2020두51587)에서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 운영자에게 구인자 신원 확인 의무가 있다고 보고, 이를 위반한 사업자에 대한 사업정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채용포털의 경우 연령 제한 문구에 대한 자동 필터링 시스템을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사례가 있는 만큼, 법적 의무 유무를 떠나 플랫폼 차원의 관리 책임론이 함께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 준법 관리 허점 도마…워커힐 평판 리스크로 번지나
호텔과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 대형 사업자는 통상 입점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때 노동관계법과 소비자보호법 등 관련 법령의 준수 의무를 계약 조건에 포함한다.
워커힐이 입점업체와의 계약에서 관련 법규 준수 의무를 규정하고도 연령차별 소지가 있는 채용공고를 사전에 파악하거나 시정하지 못했다면 입점업체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관리와 ESG 경영 측면의 부담도 남는다. 소비자와 구직자 입장에서 빛의라운지는 독립된 임대업체라기보다 워커힐 호텔 내부에서 워커힐 브랜드와 결합해 영업하는 매장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입점업체의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이라도 호텔의 기업 이미지와 고용 관행에 대한 평가로 확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법률상 채용 주체가 입점업체라고 하더라도 특급호텔 내부에서 운영되는 매장인 만큼 브랜드 운영사도 일정 수준의 관리 책임을 요구받을 수 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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