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화물기 엔진까지 떼 여객기 돌려막기?... 화물 전용기 장기 방치 논란
올해 2월부터 화물 전용기 미운항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화물 운송 매출 70% 이상 감소
제주항공 "화물 운송 사업 철수 아니다"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5-11-06 14:08:36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제주항공이 2대의 화물 전용기 엔진을 여객기 예비 엔진으로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항공은 화물 전용기 사업 철수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화물 전용기 1·2호기는 올해 2월부터 멈춰있다. 현재 제주항공은 여객기 하부 공간을 이용해 소량의 물품만 운항하는 이른바 '벨리카고' 형태로 화물 사업을 운항 중이다. 리스 계약 만료 시점은 2026~2027년이다. 화물 전용기에서 분리된 엔진은 여객기 엔진과 동일하다. 리스 형태로 유지하는 만큼 점검 비용 등 유지비는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제주항공의 화물 운송 매출은 51억4900만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222억원)에 비해 70% 이상 감소한 수치다. 화물 운송 연간 매출은 2022년 205억원, 2023년 348억원, 2024년 402억원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2월부터 화물 전용기를 운항하지 않아 연간 매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 운송 사업은 제주항공 전체 매출 규모의 2~3%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신규 사업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면서 새 수익모델로 삼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실적이 회복되지 않아 꺼내든 카드였다.
제주항공이 도입한 화물전용기는 보잉사의 737-800BCF로 현재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와 기종이 같다. 여객기로 쓰이던 항공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활용하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2012년 국내 LCC 중 처음으로 국제 화물 운송 면허를 취득하고 화물 운송 사업을 이어왔다. 2018년 9월부터는 제주~김포 노선을 시작으로 국내선 화물 사업에 진출했으며 2020년 10월에는 여객기 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운송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2022년부터 화물전용기 2대를 들여오며 화물 운송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토부의 규정에 따라 화물 전용기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라며 "화물 운송 사업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철수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화물 운송 인력 등을 여객기에 집중해 안정적인 운항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화물 전용기와 여객기의 엔진은 같다. 각각의 엔진에 제작 시기와 운영 시간 등이 기록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객기를 최대한 운항하기 위해 화물 전용기 엔진을 예비로 사용하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화물 운송은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객기의 경우 중장거리 노선을 확충해야 전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