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사용후핵연료 처분공 실규모 굴착 성공…전용 장비 개발
직경 1.75m·길이 5.7m 암반 굴착…AI로 지반 조건 실시간 분석
굴착손상 최소화·라이다 품질 검증…고준위 방폐물 처분 기술 확보
정태현 기자
jth1992@magaeconomy.co.kr | 2026-10-02 10:48:44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현대건설이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암반에 장기간 격리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핵심 시공기술 확보에 나섰다. 전용 굴착장비를 개발한 데 이어 실제 처분공 규모의 암반 굴착까지 마쳤다.
현대건설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주관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술개발 국책연구를 통해 실제 처분공 규모의 굴착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처분공은 사용후핵연료를 밀봉한 처분용기를 지하 암반에 최종 배치해 장기간 격리하기 위해 굴착하는 구멍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에서 사용된 뒤 인출된 핵연료로 높은 방사능과 열을 장기간 방출해 별도의 안전한 관리와 처분이 필요하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운영하는 통합 연구개발(R&D) 조직인 HMG건설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굴착장비와 공법, 암반 모니터링 등 처분시설 건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건설사 가운데 해당 국책연구에 참여한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이번에 개발한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는 직경 1.75m, 길이 5.7m 규모다. 한국형 심층처분시스템(KORADIS)이 요구하는 처분공 규격과 시공 조건을 반영했다.
여러 처분공을 반복해서 시공해야 하는 특성을 고려해 접이식 커터헤드(Foldable Cutterhead)도 적용했다. 굴착이 끝나면 커터헤드를 접어 장비를 회수한 뒤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회사 측은 국내 건설사가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처분시설에서는 굴착 과정에서 주변 암반에 균열이나 손상이 발생하면 지하수 이동 경로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굴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굴착손상영역(EDZ)을 최소화하는 정밀 시공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연구용 지하 터널에서 실제 처분공 크기의 암반을 굴착하며 장비 성능과 시공성을 검증했다. 굴착 과정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굴진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지반 조건을 파악했다.
굴착을 마친 뒤에는 라이다(LiDAR) 기반 디지털 매핑으로 시공 상태를 확인하고 처분공의 적합성을 평가했다.
현대건설은 향후 굴착 기술뿐 아니라 건설재료와 암반 분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학적 방벽의 장기 성능 확보와 지하수 유입 제어를 위한 콘크리트·그라우트 개발, 국내 지질 특성을 반영한 암반 분류와 디지털 평가·모니터링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HMG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를 개발하고 실제 암반 굴착을 통해 성능과 시공성을 검증했다”며 “원전 건설부터 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분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핵심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강원 태백에 고준위 방폐물 처분기술을 실증할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을 2032년까지 확보하고 2033년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실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반입하지 않는 순수 연구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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