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경배 변호사 실제로 사기 전문변호사를 찾는 이들 중 상당수는 "사업이 어려워져서 돈을 못 갚았을 뿐인데 왜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는지 모르겠다"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 상대방의 착오, 재물이나 이익의 처분·취득이라는 객관적 요건과 함께 편취의 고의라는 주관적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하는데, 대법원은 이 편취의 고의를 판단할 때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재력과 환경, 거래의 이행 과정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왔다. 판단 기준 시점도 명확하다. 돈을 빌릴 당시에는 갚을 생각과 능력이 있었지만 이후 사정이 나빠져 갚지 못한 것이라면, 결과만으로 사기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다. 다만 이 판단은 결국 거래 당시 상황을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달려 있고,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고소인이 아니라 수사기관과 검사가 입증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경계가 애매하다 보니, 실제로는 단순 채무 문제임에도 억울하게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경우와, 반대로 편취의 고의가 뚜렷한데도 안일하게 대응하다 처벌 수위가 커지는 경우가 함께 존재한다.
문제는 이 편취의 고의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가 결국 조사 단계에서 남긴 진술이라는 점이다. 계약 경위와 거래 당시 상황을 조사관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즉흥적으로 설명하다 보면, 그 발언이 도리어 편취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기록될 수 있다. 초기 진술 하나로 사건이 불기소로 끝날지, 기소로 이어질지가 갈리는 구조인 셈이다.
기소된 이후에도 대응의 무게는 사라지지 않는다. 피해 회복을 위한 합의, 공탁, 반성문 등 양형자료는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조사 단계에서 형성된 사건의 흐름이 재판 단계의 양형 판단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법무법인 더앵커 천안 분사무소 감경배 변호사는 "사기사건은 조사와 재판이 별개의 절차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다"며 "조사 초기에 편취의 고의를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이후 재판에서 다툴 수 있는 여지 자체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감 변호사는 "사기 사건은 처음부터 사실관계와 증거, 법리적 쟁점을 나눠 검토해야 조사와 재판 단계에서 일관된 대응이 가능하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수임료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사건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대응했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사기죄는 조사와 재판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안이라 어느 한쪽만 대응해서는 안 된다. 억울하게 연루된 경우든,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해야 하는 경우든, 조사 초기 단계에서 소명 시점을 놓치면 결과를 되돌리기 어렵다. 사건 초기부터 전문가와 함께 전체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 결과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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