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5거래일 하한가 신기록 불명예...키움증권 손실규모 어쩔
10개월 새 12배 넘게 급등한 후 최고가 대비 90%이상 폭락
키움, 이상 거래 징후 분명했는데도 리스크 관리 부족 논란
장익창
sanbada@megaeconomy.co.kr | 2023-11-01 10:52:17
[메가경제=장익창 대기자] 영풍제지가 1일 주식시장 개장 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한국거래소의 2015년 6월 가격제한폭 전 거래일 대비 ±15%에서 ±30%로 확대 이후 최장 기록을 새로 쓰게 됐다. 이로 인해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영풍제지의 종목 증거금률을 최저 수준으로 설정해 주가조작 세력의 시세조종을 방치하고 계좌를 악용당한 것으로 드러난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도 불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영풍제지 이전까지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최장 하한가 기록을 가진 상장사는 올 4월 이른 바 '라덕연 세력 주가조작 사건'으로 불리는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에 엮여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대성홀딩스와 서울가스였다.
영풍제지 주가는 1일 장 시작 후 전 거래일 대비 29.99% 하락한 1주당 5720원 하한가에 묶여 있다. 매도 잔량이 2888만주에 달하해 이날 장 마감까지 하한가를 탈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영풍제지 하한가는 지난 9월 8일 장중 기록한 52주(1년) 최고가인 5만 4200원에 비해 무려 90.18%나 빠진 상태다. 영풍제지 주가는 지난 10월 19일 주식 매매 거래정지 전 3만 3900원에서 같은 달 26일 거래정지가 해제된 후 이날까지 83.1%나 급락했다.
영풍제지가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도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한가 기록 횟수가 많아질수록 키움증권의 손실액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영풍제지의 경우 불분명한 이유로 지난 10개월간 주가가 12배이상 급등하는 등 이상징후가 확연해 증권사로는 리스크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불과 1년전인 지난해 11월 7일 장중 영풍제지 주가는 1주당 3634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올 6월 이후 급등세를 보이더니 9월에는 5만원대를 웃돌았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올해 초부터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을 10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지난 달 18일 영풍제지가 하한가를 기록하기까지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다 19일 거래정지 뒤 100%로 뒤늦게 조정했다.
매수자가 결제일까지 미수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증권사에서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하게 된다. 그런데 키움증권의 타 증권사들에 비해 턱 없이 낮았던 증거금률이 간접적으로 시세조종을 촉발했던 셈이다.
키움증권에서는 영풍제지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 사태가 발생한 상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미수금 4943억원 중 이날까지 하한가로 추정 손실액은 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반대매매를 통해서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고객의 변제규모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일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풍제지 주가와 관련 검찰은 시세 조종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피의자 4명을 지난 달 구속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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