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2분기 매출 반등…‘KF-21 양산·AI 반도체’ 날개 달고 비상 준비
2분기 매출 1조1679억원…외형 성장에도 영업익 484억원으로 43.1% 감소
KF-21 체계개발 10년 대장정 마무리…하반기 양산기 인도로 실적 개선 기대
953억원 규모 K-온디바이스 AI 사업 우협 선정…국산 AI 반도체로 ‘피지컬 AI’ 정조준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08-27 11:09:22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올해 2분기 매출을 40% 넘게 끌어올린 가운데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체계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양산·전력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중장기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국산 AI 반도체를 무인기와 위성 등 방산·우주 분야에 적용하는 대규모 국책사업까지 확보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KAI의 중장기 성장에서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힌다. 약 10년간 추진해온 한국형 전투기 KF-21 체계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개발 사업에서 본격적인 양산·전력화 단계로 사업 구조가 전환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산 AI 반도체를 방산 플랫폼에 적용하는 대형 국책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AI·무인기 분야까지 미래 성장동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 역시 상반기에만 2942억원을 집행하는 등 미래 기술 확보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매출 41% 급증…하반기 납품 본격화에 실적 개선 기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AI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679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 8283억원보다 41.0% 증가했다. 단순히 외형이 소폭 늘어난 수준을 넘어 분기 매출이 1조원대를 안정적으로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852억원에서 올해 484억원으로 43.1% 감소했다. 매출 성장세와 비교하면 수익성은 아쉬운 모습이지만, KAI는 이를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로 보기보다 방산 사업의 납품 일정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으로 설명하고 있다.
방산 사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생산 과정에서 매출과 이익이 일정하게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완제품이 고객에게 인도되는 시점에 실적이 반영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사업을 수행하더라도 납품 일정에 따라 특정 분기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제 2분기에는 소형무장헬기 미르온(LAH) 등 일부 주요 사업의 납품 일정이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이익으로 연결되는 물량이 제한됐다.
◆ ‘10년 대장정’ 끝낸 KF-21…이제는 본격 양산
KAI의 하반기 실적을 넘어 중장기 성장을 이끌 핵심 축은 단연 KF-21이다.
KF-21은 2015년 12월 체계개발에 착수한 이후 약 10년간 기본설계와 상세설계, 시제기 제작, 지상시험, 비행시험 등을 수행하며 대한민국 독자 전투기 개발 역량을 축적해왔다.
KAI는 시제기 6대를 제작했으며 약 42개월 동안 1600회에 달하는 개발 비행시험을 사고 없이 수행했다. 공대공 무장 발사와 국내 최초 공중급유 시험 등 고난도 시험도 성공적으로 마치며 기체의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5월 KF-21에 대해 최종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 지난 3월에는 양산 1호기가 출고되면서 개발에서 생산으로 넘어가는 전환점도 마련됐다.
지난 29일에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KF-21 체계개발 종결 행사가 열렸다. 국방부와 공군, KAI 및 협력업체 관계자,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PTDI, 기술협력사인 록히드마틴 관계자 등 약 300명이 참석해 지난 10년간의 개발 성과를 함께 기념했다.
이번 체계개발 종결은 KAI 입장에서 단순히 하나의 개발 사업이 종료됐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장기간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렀던 KF-21이 본격적인 양산과 전력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향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양산기가 처음으로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후 순차적인 전력화가 진행되면서 KF-21 관련 매출과 이익 인식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 개발비에서 양산 매출로…수익성 개선 기반 마련
KF-21 사업의 또 다른 기대 요인은 사업 구조 자체의 변화다.
개발 단계에서는 대규모 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되는 반면, 양산 단계에 들어서면 실제 항공기 생산과 납품이 본격화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KF-21은 대한민국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대규모 양산이 예정된 사업인 만큼 KAI의 중장기 실적을 뒷받침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양산 과정에서 축적되는 생산성과 원가관리 역량은 향후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KF-21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체계종합 기술을 비롯해 AESA 레이더, 첨단 항공전자, 비행제어, 구조설계 및 제작 기술 등은 향후 성능개량과 파생사업, 수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국내 500여개 협력업체와 함께 구축한 항공산업 생태계 역시 향후 양산 확대와 수출 증가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KAI는 KF-21을 기반으로 국산 개발 무장과의 체계 통합, 성능개량, AI 연계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유·무인 복합체계(MUM-T)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953억원 AI 반도체 사업까지…방산 AI 주도권 확보
KAI의 성장 전략은 전투기 양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KAI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 방산 분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총사업비 953억원 규모로 5년간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국산 AI 반도체와 무인기 플랫폼을 결합해 방산 분야의 AI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KAI는 AI 반도체 파트너사들과 함께 방산 분야에 적용할 AI 반도체(SoC)와 이를 탑재한 온디바이스 형태의 컴퓨터인 자율제어시스템(ACS)을 개발한다. 이후 자체 개발 중인 무인기 플랫폼에 탑재해 실제 운용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사업은 총 3개 세부과제로 구성된다. KAI는 사업 총괄과 1·3세부과제를 주관해 고속 소모성 공중 무인기와 ACS의 개발·통합·검증을 담당한다.
2세부과제인 AI 반도체 개발은 국내 팹리스 업체가 맡고,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가 담당한다. 국내 AI 반도체와 AI 모델 개발 역량을 갖춘 중소기업 및 기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KAI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국방 반도체의 국산화와 자립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 팹리스와 AI 기업에 방산이라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카일럿’부터 위성까지…공중·우주 아우르는 AI 생태계 구축
KAI는 국산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 중인 AI 파일럿 ‘카일럿’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AI 파일럿이 무인기를 자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는 만큼 고성능 AI 반도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KAI는 향후 AI 반도체 적용 범위를 무인기에 그치지 않고 우주 분야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찰위성이 획득한 방대한 전장 데이터를 지상 통제 없이 위성 내부에서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즉시 처리·분석하는 차세대 우주 지능화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중의 유·무인기와 우주 위성, 지상체계를 독자 AI 반도체와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초연결 전장(Hyper Connected Battlespace)’ 아키텍처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KAI가 기존의 항공기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AI·무인기·위성 등을 아우르는 종합 항공우주·방산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으로도 해석된다.
◆ R&D 투자도 공격적…상반기에만 2942억원 집행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크게 늘었다.
KAI는 지난해 연간 1640억원, 2024년 143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2942억원을 투입했다. 반년 만에 최근 연간 투자액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현재 KAI는 T-50 고등훈련기와 FA-50 개조·개발, KF-21 체계개발을 비롯해 무인항공기(UAV), 상륙공격·소해헬기, LCH·LAH(미르온) 등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위성 본체와 발사체 등 우주 분야까지 개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 역시 전체 인력의 약 40%에 달한다. KAI의 연구개발 인력은 2145명으로 전체 직원 5396명의 39.8%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967명(45.1%)은 석·박사 이상 고급 연구인력이다.
이는 KAI가 단기적인 실적에만 집중하기보다 KF-21 이후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KAI 관계자는 "2분기 매출은 KF-21, 소해헬기, 상륙공격헬기, 백두 체계 등 체계 개발 사업의 늘었다"라며 "하반기에는 KF-21 양산 호기와 FA-50 말레이시아 납품이 시작되고 소형무장헬기(LAH) 납품도 재개되면 실적 호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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