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이슈토픽] '성과급 룰 전면충돌'…삼성전자 노사, AI·반도체 슈퍼사이클에도 '창사 최대 파업' 기로서나

OPI(초과이익성과급) 개편·임금 3% vs 7% 격차 못 좁혀 쟁의조정 돌입
보상체계 둘러싼 인력 확보…경쟁 속 성과급 투명성 핵심 변수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2-23 11:08:01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간 임금·성과급 협상이 결국 결렬되면서 창사 이후 최대 수준의 노사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핵심 쟁점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 개편을 둘러싼 입장 차가 끝내 좁혀지지 않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며 쟁의권 확보 수순에 돌입했다. 

 

▲[사진=챗GPT4]

 

반도체 업황 반등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의 분수령을 앞둔 시점에서 성과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교섭 결렬을 공식화했다. 2025년 11월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 본교섭과 집중교섭에서도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OPI 상한 폐지 ▲기본급 인상률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노조 측은 조정 결과가 수용 가능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실제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OPI 제도 개편이다. 노조는 경쟁사 수준의 성과급 투명성 확보와 상한 폐지를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반의 현행 틀을 유지하는 대신 초과 성과 달성 시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이른바 ‘기네스 달성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경우 초과 이익 규모에 연동해 연봉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되 사업부 실적과 개인 고과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일부는 자사주로 지급하는 구조다.

 

사측인 삼성전자 안에 따르면 OPI 50% 제도는 유지하되 BEP(손익분기점 0% 구간)와 50% 달성 구간을 연초와 지급 시점에 명확히 제시하고 세부 산정 내역은 노조 집행부에 공개하는 방식이 담겼다. 

 

OPI 50% 초과 성과에 대해서는 매출·영업이익이 기존 기록을 경신할 경우에만 지급하며 초과 성과 1조 원당 연봉의 1%를 추가 보상하는 구조다. 

 

영업이익이 100조원 초과 달성 시에는 추가 보상률을 높여 최대 150%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다만 적자 사업부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개인 고과에 따라 지급률이 차등 적용되며 보상은 자사주 형태로 나눠 지급된다.

 

노조는 이에 대해 지속 가능한 제도 개선이 아닌 일회성 성격이 강한 보상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달성 조건이 제한적이고 회사 재량이 크게 작용하는 구조인 데다 사업부·고과별 차등 지급 방식이 조직 내 과도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적자 사업부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점을 두고 전사 성과를 함께 만든 구성원을 분리하는 구조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연봉 3% vs 7% 충돌”…성과급·보상체계 전면전, 노사 '창사 최대 파업' 기로

 

임금 인상률에서도 시각차가 컸다. 회사 측은 기본급 인상률 3%를 유지하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에 한해 성과 인상률 0.5%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당초 요구한 7% 인상과의 격차가 크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 TAI(목표달성 장려금), 연봉 역전 해소, 휴가 확대, 주거 지원, 장기근속 보상 등 노조의 별도 요구안 철회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협상은 사실상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는 해당 발언이 조합 활동을 폄훼하고 노조 분열을 유도하는 내용이라며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 전 노조격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이를 조합에 대한 존중 부족으로 규정해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공동교섭단 내부에서도 재구성 요구가 제기되는 등 전략적 균열 조짐이 나타났지만 쟁의조정 신청에는 함께 참여하면서 대외적으로는 공동 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노조는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가 과도한 요구가 아니라 회사 성장에 기여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한 최소 조건이라는 입장이다. 

 

오는 2027년 전사 차원의 이익 배분 구조 논의도 준비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러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성과보상 체계 전반을 둘러싼 구조적 충돌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투자 확대에 따른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보상 체계의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이 핵심 경영 이슈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쟁의조정 절차는 통상 10일 안팎이 소요되며 이 기간 추가 협상 가능성도 있지만, 핵심 쟁점에서의 간극이 큰 만큼 실제 쟁의행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 제도는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노사 모두 명분과 실리를 고려한 절충점을 찾지 못할 경우 장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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