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신의 驛史(역사) 이야기 11화] 시민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한 구 화랑대역
편집국
mjwriter@daum.net | 2023-10-30 11:45:38
[메가경제=편집국] 최근 문화재청 산하 공직자 대상 ‘근대 문화유산의 이해’ 교육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근대 문화유산으로 소개한 바 있는 구 화랑대역을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 철도공원으로 탈바꿈해 간추려 이야기를 전해본다.
1939년 7월 23일 성동~춘천 간 사설철도로 개통된 경춘선(京春線) 중 조선 제11대 중종 왕비 문정왕후의 태릉(泰陵) 인근에 설치되어 태릉역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후 바로 앞에 1946년 개교한 남조선경비사관학교가 1948년 9월 육군사관학교로 개명된 후 ‘화랑대’라는 별칭을 사용함에 따라 1958년 1월 1일 역명을 화랑대역(花郞臺驛)으로 변경하였다.
2006년 12월 4일 등록문화재 300호로 등록된 근대 문화유산으로 경춘선이 복선 전철화되면서 2010년 12월 21일 성북-퇴계원 구간 폐지와 함께 폐역된 역으로, 오래전 육군사관학교 박물관 행사에서 만났던 인연의 노원구청장이 2017년부터 추진한 철도공원과 박물관 조성사업에 유물 수집과 역사고증에 협조했던 구 화랑대역의 최근 모습을 소개해본다.
서울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4번 출구로 나가면 곧바로 폐선된 구 경춘선 선로를 숲길로 조성한 경춘선 숲길의 시작점을 만나게 되며, 잘 가꾸어진 숲길이 약 800m가량 이어진 후 구 화랑대역 구내에 이르기 전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애당초 6호선 화랑대역부터 구 화랑대역까지 노면전차를 운행하여 이동하려던 계획이었지만, 이 도로의 많은 교통량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남아있다.
철도공원으로 변한 구 화랑대역 구내에는 1899년 운행이 시작되면서 고종황제가 일제에 의해 시해된 명성황후 능을 찾을 때 이용하였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차와 체코슬로바키아 수도 프라하의 주요 대중교통으로 사용되고 있는 노면전차 ‘트램’ 및 일본 히로시마의 주요 대중교통수단인 노면전차 ‘히로덴’을 기증받아 전시하고 있다.
또 건너편 선로에는 1930년대 여주~수원~인천 간 수여·수인선으로 운행되었던 협궤선 증기기관차와 객차 및 1960년대까지 우리 철도 운행의 주역이었던 미카형 증기기관차가 전시되고 있어 철도공원으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구 화랑대역 옆에 자리 잡은 카페에서는 주문한 음료를 꼬마 기차가 싣고 좌석 옆까지 달려가 배달해주어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구 역사 내 전시관에는 6.25 전쟁에 참여한 미군 병사가 기념품으로 구입해 간 후 한국 문화재라는 주변 의견에 따라 반환해준 1920년대 경춘철도기성회에서 제작했던 황소상 등 유물이 전시돼 작은 철도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북쪽 선로변에는 2022년 개관된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은 스위스의 융프라우, 마터호른, 몽블랑 등 대표적인 풍경과 평화로운 마을 모습을 축소 모형으로 제작해 설치하고, 다양한 모습의 철도 디오라마가 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곳으로 잠시 스위스 관광에 빠져드는 기분을 느끼게 하여주기도 한다.
특히 주문한 음료를 미니 기차에 실어 배달해주는 카페와 기차마을 스위스관은 한국부라스 조성원 대표의 작품이다.
조 대표는 당시 기차를 볼 수 없는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소년시절 기차 사랑에 빠져 정밀 축소 모형 주조 제작기술을 터득해 미국과 일본에 주문 제작 수출하면서 한국보다 미국과 일본에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00년 대통령 표창에 이어 2003년 수출의 날 당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천만 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으며, 한동안 종로구에 삼청기차박물관을 개설 운영해 많은 관람객의 사랑을 받아오기도 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