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유상증자' 삼성SDI, 증권가 전망은 엇갈려
"지분가치 희석에 단기 주가 하락 불가피"...업황 우려도
중장기적으로는 성장판 구축에 긍정적..."미래 경쟁력 확보"
윤중현 기자
junghyun@megaeconomy.co.kr | 2025-03-18 11:32:25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삼성SDI의 주가가 5년 만에 20만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 주가에 대해 업황 전망과 함께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가 단기적으로는 지분가치 희석에 따른 주가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표가 하향조정도 잇따랐다. 현대차증권은 32만원에서 24만원, LS증권은 19만5000원에서 16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흥국증권은 목표주가 27만원을, 삼성증권은 32만원을 유지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악재를 반영해 밸류에이션은 이미 크게 낮아진 상황"이라며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향후 전고체 전지 수요 구체화, 신규 수주 등의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기 보유중인 매각 가능한 자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 펀딩 방식을 취한 점은 주식 투자자 관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며 "보통 주식 증가에 따른 희석 영향에 더해 삼성SDI의 CAPEX 자금조달 방식 선택에 따라 이번 유증은 당분간 주가에 다운사이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규모 유상증자가 중장기적으로는 성장판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미래 경쟁력 확보 및 재무구조 안정화 차원에서 필요한 증자"라며 "전고체 전지 라인 확보 및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 증설 등에 주로 사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SDI가 중장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북미 시장 확대, 유럽 거점 보강, 전고체 배터리 등의 사업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특히, 중국산 배터리의 침투와 수요 전망이 불확실한 유럽 거점 투자는 장기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산업 전반의 재고 조정 뒤 올해 2분기 재고 축적이 나타나며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 소형전지 가동률 부진이 예상 대비 장기화하고 유럽의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판매 계획치를 종전 목표 대비 내렸다는 사실은 부담 요인"이라고 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대규모 조달 우려는 제한적이며 미래를 위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하며 증자 목적이 고객사 확대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장동력 확보라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SDI주가는 지난 17일 장중 18만93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삼성SDI의 주가가 20만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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