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급등락 장세' 속 8월 반등론 vs 바닥론
7월 코스피 22% 폭락·4차례 서킷브레이커…외환·금융위기 넘는 역사적 변동성
'AI 피크아웃·본드 텐트럼·빅테크 비용' 지하실 우려하는 '바닥론' 여전
'31일 사상 최대 폭등·외국인 7조 순매수'…PER 4.7배 극단적 저평가발 '반등론' 맞불
박성태 기자
pst2622@naver.com | 2026-08-02 14:05:22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국내 증시가 지난 7월 한 달간 연일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역대급 급등락 장세를 겪은 가운데, 8월 증시 향방을 두고 금융권 내 '바닥론'과 '반등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미 금리 불안으로 추가 하락 지하실을 경고하는 시각이 여전한 반면, 7월 말 극적인 기술적 반등과 외국인 수급 재유입을 발판 삼아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노리는 반등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7월 코스피는 종가 기준 한 달 만에 22.19% 급락하며 전 세계 주요 주가 지수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마지막 거래일(31일) 급등을 제외한 7월 1~30일 하락률은 무려 34.01%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0월(-27.25%)이나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23.13%)을 뛰어넘는 폭풍우를 경험했다.
그 사이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484조 원 증발했고, 매매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는 한 달 동안에만 4차례 발동됐다. 특히 7월 28일과 29일에는 사상 최초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연이틀 연달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유례없는 사건이 터졌다.
◇ "아직 지하실 남아있다"…AI 피크아웃·본드 텐트럼 자극하는 '바닥론'
추가 하락을 경고하는 '바닥론'자들은 단순 가격 낙폭만으로 바닥을 단정짓기에는 매크로 및 펀더멘털의 균열 신호가 명확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주력 업종인 AI 및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의구심이다. 메타발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와 메모리 수출 단가 상승 폭 축소, 엔비디아의 순환 거래 및 밸류에이션 거품 논란에 중국 CXMT 등 'AI 굴기' 소식까지 더해지며 투심을 직격했다.
여기에 시클리컬 반도체인 SK하이닉스(-35.17%)와 삼성전자(-21.41%)의 고점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둘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과도한 설비투자(CAPEX)에 따른 자금 조달 리스크다. 미국 주요 빅테크의 10년 만기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오라클(205bp), 메타(108bp), 아마존(77bp) 등 기업 전반의 조달 비용 부담이 커졌다.
셋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 및 시중금리 발작(본드 텐트럼) 리스크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7%를 넘어선 상황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이 오히려 '채권 자경단'을 자극해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금리 인상 직전 금리 발작으로 지수가 폭락했던 기시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 시장 고유 변수인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자금 쏠림과 해지펀드 마진콜 충격 역시 변동성을 극대화했다.
◇ "패닉셀링 정점 통과"…7조 폭풍 매수·PER 4.7배 기반 '반등론'
반면 국내 증권사 분석팀은 현 상황을 극단적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붕괴로 보고, 수급 회복을 동반한 '반등론'을 피력한다. 최근 6주간 코스피가 급락하는 동안 PER은 -44%나 하락하며 전형적인 패닉셀링 양상을 보였다.
반등론자들은 7월 31일의 극적인 반등을 신호탄으로 본다. 이날 하루만 코스피는 17.91% 폭등해 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거래소에서 하루 만에 7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반격에 나섰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가 AI CAPEX 확대를 재확인하면서 실적 불확실성을 덜했고, 고위험 헤지펀드(시츄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마진콜 청산이 시장의 단기 바닥 신호로 해석됐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의 핵심 트리거로 ▲미국 단기 금리 상승 제어에 따른 장단기 금리차 확대와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꼽았다. 미 2년물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가 상승할 경우 달러 약세 전환 확률은 80%에 달하며, 이는 한국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재유입을 견인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MSCI EM 지수 내 삼성전자와 TSMC의 편입 비중 격차(-8.9%p) 및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46.5%)이 2010~2015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외국인의 과도한 비중 축소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
◇ 8월 증시 전망…계단식 저점 확인 속 잭슨홀·엔비디아 주목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R은 4.7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저점(6.3배)을 하회하는 극단적 저평가 상태라는 게 하나증권의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국내 증시 고객예탁금이 110조 원대를 다시 회복하며 유동성 여건이 갖춰졌다고 짚었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증권은 코스피가 1차적으로 금융위기 최저점 수준인 PER 6.3배(7400p), 2차적으로 장기 평균 하단인 7.4배(8700p) 선까지 단계적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6월과 같은 가파른 V자 반등보다는 불확실성을 확인하며 계단식으로 저점을 높여갈 것으로 조언한다. 다올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8월 중 잭슨홀 미팅에서 나올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과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배라 루빈' 관련 실적 발표, 1430원대 원/달러 환율 흐름이 8월 증시의 향방을 갈라놓을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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