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의료재단 사무장병원 의혹...국감 증인 채택
신장투석 사무장병원 5년간 1623억원 건보재정 잠식
김윤 의원 "공단 특사경 권한 부여 시급“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5-10-15 10:42:07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열린의료재단' 관계자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투석 관련 불법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재정 잠식 실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보건복지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사무장병원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열린의료재단 관계자가 이번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돼 채택됐다. 해당 사건의 경위는 물론 투석 사무장병원의 운영 실태와 문제점이 국감에서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건보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투석 관련 의료기관 9곳이 사무장병원 혐의로 적발돼 총 1,623억원의 환수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열린의료재단을 포함해 현재 7건이 수사 또는 재판이 진행 중이며,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2건에 불과하다.
연도별 환수대상액을 보면 투석 사무장병원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0년 1,147억원, 2023년 19억원에서 2024년 160억원, 2025년 294억원으로 최근 3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투석 진료는 건강보험 수가가 높고 만성질환 특성상 장기간 정기적 치료가 필요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무장병원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20년 유죄가 확정된 'OO의료재단' 사건이다. 비의료인 A씨는 2005년 의료법인 명의를 빌려 서울 2곳, 부산 1곳 등 3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며 1,147억원을 부당 수령했다. A씨는 동업자들과 자금을 조달하고, 이들 가족을 허위 직원으로 등재해 급여 형태로 수익을 배분했다.
2024년 유죄가 확정된 광주 소재 의원에서는 의사가 행정실장 출신에게 병원을 불법 양도하고 월 1,200만원을 받으며 진료만 담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건보공단이 특별사법경찰권이 없어 불법 의료기관을 직접 수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적발부터 환수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유사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김윤 의원은 "투석 관련 사무장병원이 건보재정을 잠식하는 새로운 유형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열린의료재단 사건을 계기로 사무장병원의 실태를 철저히 규명하고, 건보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등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열린의료재단 증인 신문을 통해 투석 사무장병원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건보재정 누수 규모, 재발 방지 대책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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