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26 미래포럼'서 사업·기술 방향성 모색

8일 이천캠퍼스서 새로운 흐름 및 통찰 공유

황성완 기자

wanza@megaeconomy.co.kr | 2026-09-09 10:36:53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SK하이닉스는 지난 8일 이천캠퍼스 수펙스센터(SUPEX Center)에서 ‘인공지능(AI) 시대 Golden Time, AI Memory Solution Creator가 세상을 바꾸는 지금’을 주제로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이하 미래포럼)’을 열고, AI 전환(AI Transformation, AX)의 새로운 흐름과 통찰을 공유했다고 9일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2026년 SK하이닉스 미래포럼에서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미래포럼은 급변하는 AI 시대에 SK하이닉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의하고, 구성원의 통찰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2024년 AI 기술 선제적 탐색, 2025년 AI 밸류 체인(Value Chain) 차원에서 혁신 전망에 이어, 올해는 일과 환경이 바뀌고 사업과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AI 시대를 조망했다. 특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 ‘메모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정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행사는 세 가지 주제발표와 패널 토의로 진행됐다. 발표 및 토의에는 국내외 산업계 인사들과 주요 대학 교수진이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김경훈 SK하이닉스 부사장(Design Research Lab 담당), 김형수 부사장(DRAM설계 담당), 손호영 부사장(Advanced PKG개발 담당),

임의철 부사장(Solution AT 담당), 주재욱 부사장(Smart양산기술/AX Advance 담당) 등 주요 임원도 함께해 메모리 인사이트를 전했다.

 

포럼은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의 인사말로 문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곽 사장은 “관점을 ‘밖에서 안으로 (Outside-in)’ 전환하여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을 고객과 파트너의 시선에서 다시 보고 AI Ecosystem의 변화 속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가능성을 찾아볼 것”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메모리 시장은 누가 더 빠르게 달리는지 경쟁하는 ‘직선도로’였다면, 현재는 시시각각 변하는 ‘곡선 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며, 내부 역량뿐 아니라 외부 환경의 변화 속도와 방향을 파악하고 유연하게 적응하는 속도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곽 사장은 마지막으로 “오늘 SK하이닉스 미래포럼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통해 우리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변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주제발표는 ‘AI가 바꾼 업무 방식을 진단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앤트로픽(Anthropic)

타리크 시히파르(Thariq Shihipar) 제품총괄(Head of Product), 송길영 작가, SK하이닉스 주재욱 부사장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Human과 AI의 협업 '우리 일은 어떻게 바뀌는가?'를 주제로 논의를 시작했다.

 

타리크 시히파르 총괄은 ‘클로드(Claude)’ 실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업무를 바꾸는 방식을 설명했다. 그는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무엇을 맡길지, 그 결과를 어떻게 판단할지 알기에 더 나은 성과를 낸다고 분석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도입 흐름과 함께 반도체 산업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에서도 회로 시뮬레이션, 전력량 측정, 시스템 최적화 등 다양한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공장(Software Factory)’을 구축할 수 있고, AI가 스스로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AI 에이전트가 로봇 등 하드웨어에 연결되면 제조 현장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반복적이고 검증 가능한 업무는 AI가 수행하고, 사람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의사결정을 하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길영 작가는 AI 도입에 따른 변화로 ‘조직과 시스템의 재설계’를 꼽았다. AI 활용이 개인의 도구 사용 단계를 넘어서면서, 조직 차원에서 사람과 AI의 역할을 다시 나눠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진단이다. 그는 시스템은 그대로 둔 채 사람의 속도만 끌어올리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으며, 개인이 자신의 전문성과 스킬을 스스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재욱 부사장은 AI 협업을 위한 준비와 그에 따른 업무 변화를 업무 재정의부터 현업 적용까지 단계별로 조망했다. 그는 ‘AI는 협업 대상이자 또 다른 구성원’이라고 규정하며, 사람이 판단에 집중하는 업무 환경을 제시했다. 이어 이를 구현하기 위해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업무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양산 현장에서는 표준업무절차를 기반으로 해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재설계하고, 공정 · 설비 데이터의 의미와 연관성을 정의해 AI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AI는 라인 이상 발생 시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원인과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사람은 최종 판단과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가이아(GaiA) 플랫폼을 통해 팹(FAB) 내 생산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안전 감독 로봇 및 고소 작업용 VLM 드론을 배치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AI를 활용 중”이라며 “이러한 노력들이 회사의 능력을 높여주고,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AI의 고도화는 메모리 설루션에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두 번째 발표에서는 윤성로 서울대학교 교수, 김주영 HyperAccel 대표, 임의철 SK하이닉스 부사장이 참석해 ‘AI 시대가 요구하는 Memory Solution 「Beyond Commodity」’를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먼저 윤 교수는 반응형 AI에서 에이전틱 AI로 AI 워크로드가 진화하면서 메모리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 기억하고 관리해야 하는 AI 상태 정보가 늘어나고, 그 수명과 접근 특성도 다양해지면서 하나의 범용 메모리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워크로드별 특성에 맞는 메모리 계층(Memory Hierarchy)을 설계하는 것이 미래 AI 시스템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뒤이어 김 대표는 멀티 에이전트와 장기 실행이 확대되면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등 새로운 병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HBM·DRAM·CXL·SSD와 새로운 메모리 계층을 워크로드에 맞게 활용하고, 다양한 가속기와 함께 시스템 차원에서 최적화함으로써 AI 인프라의 성능과 총소유비용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의철 부사장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SK하이닉스의 ‘풀 스택 AI 메모리(Full-Stack AI Memory)’ 전략을 소개했다. 3D Stacked DRAM, HBM, HBF 등 다양한 메모리를 워크로드 특성에 맞게 조합하고, AI 서비스·소프트웨어·가속기 등 생태계 파트너와 ‘시스템 레벨에서의 공동 설계(System-level Co-design)’를 통해 최적의 설루션을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임 부사장은 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디바이스(Device) 공급자를 넘어 AI 시스템을 이해하고 함께 설계하는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Full-Stack AI Memory Creator)’로 진화해 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세 번째 주제발표는 ‘3D 기술로 여는 'Memory Boundary의 확장'이었다. 이 자리에는 고려대학교 신창환 교수, SK하이닉스 김경훈 부사장, 손호영 부사장이 참석했다. 세 전문가는 AI 시대에 준비해야 할 ‘미래 메모리 기술’로 3D 메모리를 지목하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신창환 교수는 3D 기술을 “단순히 칩을 수직으로 쌓는 기술을 넘어, 메모리와 로직의 경계를 허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소자 미세화가 한계에 가까워지고 시스템과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에 따른 시간과 전력 소모가 증가하면서 3D 기술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소재, 소자, 패키징, 아키텍처 등 네 영역을 AI로 연계한 3D 통합 설계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이어 김경훈, 손호영 부사장이 SK하이닉스가 준비하고 있는 3D 기술의 방향과 과제를 공유했다. 이들은 3D 기술을 소자 집적과 이종 집적으로 구분하고, ▲데이터 버스 대역폭(Data Bus Width) 극대화 ▲초단거리 전송(Ultra Short Reach) ▲D램 주변회로(Peri)의 로직 파운드리(Logic Foundry) 활용 등을 주요 기술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설계와 발열 문제뿐 아니라 미세 인터커넥트와 본딩, 공정 통합 등 패키징 영역의 기술적 난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공정(Fab)과 후공정(Packaging)의 기술 경계는 물론 파운드리와 메모리 기술 및 사업의 경계까지 가까워지는 만큼 기존 영역을 넘어선 공동 최적화와 새로운 협업 체계가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김 부사장은 “3D 적층 D램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설계 최적화뿐 아니라 발열과 공정 난도 등 기존과는 다른 기술적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부사장은 “3D 기술은 팹과 패키징의 기술 경계까지 바꾸고 있다”며 “어드밴스드 패키지(Advanced PKG) 기술 혁신과 함께 기존 영역을 넘어선 공동 최적화와 새로운 협업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널 토의 ‘Memory Outside-In '새로운 시선, 새로운 기회'는 생태계의 시선으로 SK하이닉스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조망하는 자리였다.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 에이프릴 리(April Li)TSMC AI·HPC 사업개발 총괄,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김주영 하이퍼엑셀 대표, 김형준 스퀴즈비츠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김형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금의 메모리 호황이 과거와 무엇이 다른지 짚는 것으로 토의의 문을 열었다. 이어 다음 시장을 여는 메모리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그리고 회사가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기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 패널들의 고견을 구했다.

 

올해 미래포럼은 준비 과정 전반에 AI를 접목한 점과 SK하이닉스 글로벌 인턴이 사회자로 참여하여 행사 전체가 한국어 및 영어로 진행된 점이 눈에 띄었다. 현장에는 AI로 제작한 아젠다별 소개 영상이 상영됐고, 해외 연사와의 실시간 소통은 AI 통역 자막 프로그램이 맡았다. 행사장 내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보조 사회자로 활약하며 진행을 도왔다.

 

묵직한 주제발표와 AI 기술로 다채롭게 구성한 이번 행사는 김형수 SKHU 총장의 폐회사를 끝으로 성료했다. 김 총장은 “SK하이닉스 미래포럼의 진정한 의미는, 오늘 받았던 인사이트로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생각의 틀이 변화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하며 “우리가 HBM에서 이미 경험했듯이, 반도체 기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메모리 설루션을 만들어 내는 힘은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2026 미래포럼에서 도출한 인사이트를 구성원 학습 콘텐츠로 재가공해 사내에 공유하고, 각 조직의 과제와 연결해 실행으로 이어간다. 이를 통해 회사는 AI 시대의 ‘골든 타임’에 적기 대응하고,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기 위한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학교 할로웨이 체육관에서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 기공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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