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여행업계는 귀국편 '사활', 항공업계는 환율 등에 울상
여행업계, 중동 지역 체류 여행객 귀국 항공편 확보 주력
항공편 결항·회항 속출
환율·유가 상승에 항공업계 ‘긴장’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03-05 11:28:44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군사적 충돌 여파로 항공·여행업계의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다. 공역 폐쇄와 공항 운영 차질로 항공편 결항과 회항이 잇따르면서 여행객들의 발이 묶인 데다 환율과 유가 상승 가능성까지 겹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현재 두바이국제공항은 일부 노선의 운항이 조정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에 체류 중인 패키지 여행객들의 귀국 일정도 잇따라 변경되고 있다.
여행업계는 두바이와 이집트 카이로 등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한국인 여행객을 약 540명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두바이에 체류 중인 약 150명의 귀국 항공편을 재조정하고 있다. 현지시간 4일 새벽 약 40명은 에미레이트항공편으로 두바이를 출발해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했으며 하루 체류 후 5일 오후 대한항공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추가로 타이베이 경유편을 통한 귀국 일정도 마련 중이다. 현지 체류 기간 동안 발생하는 비용은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두바이 상품은 오는 10일까지 운영을 중단하고 이후 출발 상품의 운영 여부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른 취소 수수료는 부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두투어 역시 항공사들과 협의해 대만 타이베이와 베트남 하노이, 중국 광저우 등을 경유하는 대체 노선을 확보하고 있다. 모두투어의 두바이 체류 고객은 약 190명이다. 이 가운데 39명은 현지시간 기준 5일 새벽 타이베이 경유 항공편을 이용해 출발했으며 이날 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당초 현지시간 새벽 3시 30분 인천 직항 예정이던 에미레이트항공편이 취소됐다”라며 “현재 운항 재개 상황과 좌석 수급을 고려해 추가 귀국편 확보와 대체편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변수는 두바이발 직항편의 정상 운항 여부다. 인천국제공항 홈페이지에는 5일 도착 예정 항공편으로 에미레이트항공과 대한항공편이 안내돼 있으나 현지 공항 사정이 유동적인 만큼 실제 운항 여부는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교당국도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대응해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카타르, 오만,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에는 기존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가 유지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두바이 여행 상품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황이며 중동 경유편을 이용하는 유럽 상품에도 직간접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 상승이 유류할증료에 반영될 경우 장거리 여행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동 지역 여행 수요 자체가 크지 않은 만큼 단기적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유럽 노선은 직항편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어 당장 여행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파급력이 커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환율과 유가상승에 긴장하는 항공업계
국내외 항공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공역 폐쇄로 항공편 회항과 결항이 잇따르면서 중동 노선 운항에 차질이 발생한 데다 환율과 유가 상승 가능성까지 겹치며 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두바이로 향하던 KE951편이 미얀마 공역에서 회항했다고 밝혔다. 해당 항공편은 같은 날 밤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대한항공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UAE 공역이 폐쇄됐다는 정보를 접수한 뒤 안전을 고려해 회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일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던 KE952편 역시 운항이 취소됐다. 대한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을 5일까지 결항한다고 공지했으나 긴장이 이어지자 결항 기간을 오는 8일까지 연장했다.
외항사들도 잇따라 운항 중단 조치에 나섰다. 카타르항공과 에티하드항공 등 중동 주요 항공사 노선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했으며 에미레이트항공 역시 2일 저녁부터 운항 중단을 공지했다.
유럽 항공사들도 중동 노선 운항을 축소하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오는 7일까지 이란 테헤란과 이스라엘 텔아비브, 레바논 베이루트, 이라크 에르빌, 요르단 암만 노선 운항을 취소했다. 영국항공은 텔아비브~바레인 항공편을 중단했으며 에어프랑스도 텔아비브와 베이루트행 항공편 운항을 멈췄다.
다만 일부 중동 항공사들은 제한적으로 운항 재개에 나섰다. 에티하드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 플라이두바이 등 UAE 주요 항공사들은 일부 항공편 운항을 재개하며 점진적인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UAE 당국은 안전을 이유로 항공사로부터 직접 안내를 받은 경우에만 공항으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한 국내 항공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유가와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항공사 수익성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 불안으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면 항공사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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