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 타고 커지는 데이터센터 시장…건설사들 새 격전지로
GPU 고성능화에 전력·냉각 인프라 수요↑
포항·동해 잇단 대형 프로젝트
정태현 기자
jth1992@magaeconomy.co.kr | 2026-09-23 10:35:36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대규모 전력과 냉각 설비를 갖춘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관련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시설보다 높은 전력밀도와 냉각 성능을 요구해 공사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건설사들은 이를 비주택 수주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새 일감으로 보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들어 AI 데이터센터 수주와 개발 참여, 전력·냉각 기술 협력을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 현대건설, 포항 AI 데이터센터 4266억원 수주…공사기간 16.5개월
현대건설이 수주한 포항 AI 데이터센터의 수전용량은 40메가와트(MW), 계약금액은 4266억원이다. 단순 환산하면 MW당 공사금액이 100억원을 웃돈다. 공사 기간도 16.5개월로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포항 AI 데이터센터는 경북 포항 광명일반산업단지에 수전용량 40MW, 정보기술(IT) 부하 32MW 규모로 들어선다. 지난 6월 착공해 2027년 하반기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 시설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일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보다 약 10배 높은 전력밀도로 설계됐다. 고발열 서버에 대응하기 위한 수랭식 냉각시스템도 적용한다. 현대건설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공법과 프리컨스트럭션 서비스(PCS), 패스트트랙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가 건설업계의 새 수주처로 떠오르는 배경에는 이처럼 기존 건축공사와 다른 설비 집약적인 사업 구조가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를 수용하는 건축물뿐 아니라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수·변전 설비와 비상발전, 서버 열을 낮추는 냉각 시스템 등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 AI 연산에 쓰이는 GPU 서버의 전력 소비와 발열량이 커질수록 관련 설비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 GS, 동해에 1.2GW 추진…1단계 투자만 15조원
대형 프로젝트도 잇따라 구체화하고 있다.
GS는 강원 동해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자회사 GS AI인프라에 2000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1차 사업은 2028년까지 총 1.2기가와트(GW) 규모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로, 예상 투자금액은 약 15조원이다. 전체 투자비 가운데 약 20%를 자기자본으로 충당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그룹 내 건설 계열사의 데이터센터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LS일렉트릭과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기기 공급과 모듈러 데이터센터, 직류(DC) 배전 기술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업이 속도를 내려면 전력망과 장기 임차인을 확보하고 자금조달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수전용량과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초기 자금 부담도 늘어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착공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가 기존 주택사업을 대체할 정도의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다만 포항에서 실제 대형 공사가 시작되고 동해에서 추가 사업이 추진되면서 데이터센터가 건설사의 비주택 포트폴리오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는 흐름은 뚜렷해지고 있다.
향후 대형 프로젝트를 실제 수주로 연결하고 고밀도 전력·냉각 설비를 안정적으로 시공할 수 있는 건설사별 수행 역량이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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