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실적 은행, ‘생산적 금융’ 통해 국가 경제 회복 가세

첨단 산업·중소기업 중심 대출·투자 확대
정부 가이드라인 부실로 난항

이상원 기자

sllep@megaeconomy.co.kr | 2026-02-15 10:34:13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향후 수년간 대규모 자금을 실물경제에 투입한다. 5대 금융지주가 제시한 중장기 계획을 합산하면 생산적 금융 규모만 최소 38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된다.


부동산·가계대출 중심의 자금 흐름을 산업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금융권의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NH농협·우리 등 5대 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생산적·포용적 금융 공급 목표를 잇따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첨단 산업 투자와 기업 대출 등 순수 생산적 금융으로 분류되는 자금은 그룹별로 70조~90조원대에 이른다.
 

▲ 주요 은행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KB금융은 총 110조원 규모의 중장기 금융 지원 계획 가운데 93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배정했다. 투자금융 25조원, 전략산업융자(기업대출)는 68조원이다.

첨단 산업 투자와 혁신기업 대출, 정책 펀드 참여를 통해 산업 금융 비중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생산적 금융 집행을 전담하기 위해 영업기획그룹 산하에 성장금융추진본부를 신설했다.

신한금융 역시 110조원 계획 중 93조원대 자금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기로 했다. 생산적금융 93조원 중 25조원은 투자금융, 68조원은 전략산업융자로 구성된다. 혁신기업 여신과 직접 투자, 전략 산업 펀드 출자가 핵심 축이다.

하나금융은 100조원 공급 계획 중 84조원을 생산적 금융으로 책정했다. 국민성장펀드 10조원 참여를 비롯해 첨단산업, 인프라, 스케일업, 인수금융 등을 통합 운용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총 98억원을 출연해 약 4500억원 규모 대출도 공급했다.

또 생산적 금융의 실질적인 공급 확대를 위해 KPI 항목을 개편하고 가점 항목을 신설했다.

NH농협금융은 108조원 가운데 90조원대 자금을 농식품 산업과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집중한다. 우리금융도 80조원 계획 중 73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배정해 전략 산업과 지역 기업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5년간 300조원 이상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는 중장기 전략을 추진한다.

‘IBK형 생산적 금융 30-300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전략의 핵심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자금을 집중하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전체 공급 규모 가운데 250조원을 중기·소상공인 부문에 배정해 첨단·혁신산업 육성과 지방 중소기업 지원에 나선다.

자금 집행 방향은 공통적으로 첨단 전략 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맞춰져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지역 기반 기업 지원, 벤처·스타트업 금융 확대가 병행된다. 상당 부분은 정책 펀드와 연계된 투자 형태로 집행돼 민간 자금의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금 공급 계획이 국내 산업 투자 지형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연평균 수십조원 규모의 추가 자금이 기업 부문으로 유입될 경우 성장 동력 확충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정부가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은행 내부에서는 생산적 금융인정 범위에 대한 논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우리금융이 업계 최초로 생산적 금융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모범 사례로 주목받았고 정부 당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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