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국 중간선거 이후 증시, 반등의 조건과 남은 변수들

1950년 이후 중간선거 1년 수익률 평균 15.6%…정치 불확실성 완화 기대
AI 투자 수익성 논란 속 한국 반도체 실적·데이터센터 투자 집행 주목
선거 불복·이란전 확전 경계…유가·환율 안정과 외국인 수급 개선이 관건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11-03 10:33:31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이 워싱턴으로 향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의회의 권력 구도가 달라지고, 향후 정책과 금리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선거가 끝나면 주식시장은 다시 오를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주가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 다만 선거 결과만으로 시장의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의회 권력의 향방은 물론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 김두언(빈센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



과거 흐름은 반등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1950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일부터 1년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평균 가격수익률은 15.6%였다. 양당이 상·하원 권력을 나눠 가진 분점 구도에서는 17.9%, 민주당이 양원을 모두 장악한 블루웨이브에서는 15.0%를 기록했다.

물론 과거 통계가 이번 선거 이후의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민주당이 양원 다수당을 확보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권한은 그대로 남는다. 정책이 전면적으로 뒤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재정 확대가 제약을 받으면 금리 안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예산을 둘러싼 충돌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은 금리 하락을 제한할 수 있다.

선거만큼 중요한 변수는 AI 투자다. 지난 10월 30일 나스닥종합지수는 2.86%,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20% 하락했다. AI 투자에 투입된 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흔들었다.

그렇다고 미국 기술주의 조정을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 약화로 곧바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주가의 낙폭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실제 사업 흐름이다. 미국 고객사들이 계획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문과 출하가 이어지는지, 그 성과가 현금흐름으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지난 10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9.4% 증가한 564억달러를 기록했다. D램과 낸드 고정가격 상승이 뒷받침한 결과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에만 시선을 빼앗기기보다 실적을 통해 산업의 흐름을 판단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 텍사스주의 선거 결과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텍사스는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되는 지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S&P Global)은 2030년 말 텍사스의 데이터센터 구축 용량이 23기가와트(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 계획이 실제 건설과 설비 발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주지사조차 전력망과 용수 사용에 대한 감사를 이유로 관련 환경허가 중단을 지시했다.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해서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우려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확인해야 할 것은 선거 결과 자체보다 감사 완료와 인허가 재개 여부, 전력 연결, 빅테크 기업들의 실제 투자 집행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바라볼 때도 이러한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

시장 회복을 기대하면서도 경계해야 할 위험은 남아 있다. 그중 하나가 선거 불복이다. 미국에서는 선거 결과를 둘러싼 재검표와 소송이 장기간 이어진 사례가 있다. 2008년 미네소타 상원선거에서는 당선자가 최종적으로 취임하기까지 약 8개월이 걸렸다. 이번에도 접전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선거 불복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분쟁이 발생한 의석이 얼마나 되는지, 양당의 의석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선거 결과 인증이나 의원 취임이 실제로 지연되는지가 중요하다.

일부 지역의 분쟁에 그친다면 시장 회복에 대한 전망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다수당 확정이 늦어지고 의회 구성과 예산 처리까지 차질을 빚는다면 투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또 다른 변수는 이란전의 재확대 가능성이다. 현재로서는 장기간 병력을 투입해야 하는 전면적인 지상전보다 공습 재개 가능성을 우선 경계할 필요가 있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다고 중동의 위험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전쟁권한결의법은 군사작전에 대한 의회의 통제 장치를 두고 있다. 하지만 행정부의 군사권 행사와 의회의 통제 범위를 둘러싼 다툼은 남아 있다. 미국의 미사일 재고 부족 역시 공습 재개를 막는 확실한 제약으로 볼 수 없다. 미사일을 대신해 항공기와 유도폭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보복이 호르무즈 해협과 에너지 시설로 번진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유가와 기대물가, 달러 가치가 동시에 상승할 경우 주식과 장기채권이 함께 약세를 보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기본적인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장기적인 성장성이 뒷받침되는 핵심 보유 종목은 유지하되, 추가 매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투자를 모두 멈출 필요는 없지만, 반등에 대한 기대만으로 서둘러 비중을 늘릴 이유도 없다.

국내에서는 주문과 이익, 현금흐름이 확인되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전력 인프라에 주목한다. 해외에서는 AI 투자를 실제 매출과 현금 회수로 연결하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든다고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논쟁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추가로 투자 비중을 늘릴 시점도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선거 분쟁이 일부 지역에 국한되고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주식 현물 수급이 개선된다면 비중 확대를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의회 다수당 확정이 지연된다면 현금을 확보하고 차입을 활용한 투자는 줄일 것을 권한다. 중동의 군사적 충돌이 에너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전체 투자위험을 낮추는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려면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기업의 실적, 자금 흐름, 유가와 환율의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변수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이 아니다. 예상과 다른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돈의 심리학’의 저자 모건 하우절이 강조했듯 장기적인 성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먼저 단기적인 위험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지금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다. 동시에 그 반등을 끝까지 누릴 수 있도록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김두언(빈센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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