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후폭풍 어디까지…버거킹 불매 넘어 모델·광고주까지
버거킹·키움증권 광고 댓글 차단…유해진 계약 해지 요구까지 확산
이동진 리뷰 비공개·지무비 콘텐츠 삭제…이영애·김고은 관람객도 비판
"관객 선택과 광고주 불매는 별개"…과도한 확산 경계 목소리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10-01 10:51:46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해석 논란이 작품을 넘어 배우와 광고주, 영화평론가·유튜버, 영화를 관람한 인사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주연 배우 유해진을 향한 비판과 광고 계약 해지 요구가 이어지면서 일부 광고 콘텐츠의 댓글 기능이 차단됐고, 영화 리뷰 영상이 비공개로 전환되거나 관련 콘텐츠가 삭제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영화 관람객과 평론가에 대한 비판까지 이어지며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극장가는 작품에 대한 사회적 논쟁과 상영 편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소비자 선택의 영역을 넘어 배우가 출연한 다른 상품과 광고주에 대한 불매 요구로 논쟁이 확장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버거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유해진이 출연한 광고 영상의 댓글 기능은 현재 차단된 상태다. 영상에는 ‘댓글이 사용 중지되었습니다’라는 안내가 표시되고 있으며,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도 유해진이 등장하는 광고 게시물의 댓글 작성이 제한돼 있다.
버거킹은 지난 16일 가을 시즌 메뉴 ‘트러플 머쉬룸 와퍼’를 출시하면서 유해진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유해진의 이름과 ‘NEW’를 결합한 ‘뉴~해진’ 콘셉트로 신제품을 홍보했지만,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면서 광고 게시물에도 유해진의 영화 출연을 비판하거나 광고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댓글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유해진 출연 광고 영상의 댓글 기능을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거킹 측은 관련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논란은 유해진 개인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관람한 배우와 평론가, 콘텐츠 제작자 등으로 번지고 있다.
배우 이영애와 김고은 등은 VIP 시사회에서 영화를 관람한 뒤 감상평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애는 관람 후 “짜릿하게 감동적으로 잘 봤습니다. 허진호 감독님 최고”라는 추천사를 남겼으며, 김고은 역시 관람 소감을 전했다. 이후 영화에 대한 논쟁이 이들 관람객에게까지 확산됐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는 지난 25일 업로드한 ‘암살자(들)’ 리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제작진은 “영화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 9월 25일에 업로드된 리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동진은 해당 영화에 별점 5점 만점에 3점을 부여하고 작품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이 과정에서 영화 속 사건과 관련해 언급한 일부 발언을 두고 댓글창에서 비판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유튜버 지무비 역시 ‘암살자(들)’ 관련 콘텐츠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출연 배우를 둘러싼 공방이 나타났다. 한 누리꾼이 유해진의 과거 출연작을 언급하며 비판한 게시물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상’이라는 댓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화에 대한 논쟁이 배우 개인에 대한 정치적 공방으로도 번지는 모습이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영화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했다.
제작진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과 극영화적 재구성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은 개봉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 극장가 “논란 아닌 관객 수요가 편성 기준”
극장가는 영화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상영 여부를 별개로 보고 있다.
현재 영화 ‘암살자(들)’은 개봉 2주차에 관객 수 167만명을 돌파했다. 관련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상영관 축소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CGV 측은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상영 여부와 편성은 관객 수요와 예매 현황, 상영관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작품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나 역사적 해석을 극장이 직접 판단해 상영관을 줄이거나 작품을 내리는 방식의 대응은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정부나 외부 기관으로부터 영화 상영과 관련해 별도의 압박이나 조치를 요구받은 사실도 없다고 전했다.
◆ “영화 안 보는 것과 광고주 불매는 구분해야”
이번 논란을 소비자 행동의 관점에서 보면 영화 관람 여부와 배우가 모델로 출연한 다른 상품에 대한 불매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영화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영화를 보지 않겠다는 것은 구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소비자 행동”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교수는 이번 상황을 과거 일부 불매운동과 비교할 경우 직접적인 경제적 압박의 수준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영화에 대한 평가와 관람 여부를 결정하는 행위는 일반적인 소비자 선택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영화의 논란을 배우가 광고하는 다른 상품이나 해당 광고주에 대한 불매로 확대할 경우에는 소비자 행동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사회적 이슈가 소비 행위와 결합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특정 국가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 뿐 아니라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소비자의 구매 선택을 통해 의견을 표출하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이 교수는 “지금의 상황을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그렇게까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다만 성인인 배우나 관계자들이 본인들의 행동에 따른 사회적 반응을 감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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