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수억원 낮게 거래, 비강남은 올해 최고가…엇갈린 서울 집값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3주 연속 축소…강남3구 하락세 지속
고가주택 대출 규제·재건축 분담금 부담…비강남권 실수요 중심 강세
정태현 기자
jth1992@magaeconomy.co.kr | 2026-11-06 10:28:37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서울 아파트시장에서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가격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강남 주요 단지에서는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종전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반면, 서대문구와 성북구 등에서는 중소형·역세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체 집값 상승폭은 3주 연속 줄어들며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전날 발표한 '11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07% 올랐다. 91주 연속 상승했지만 오름폭은 3주째 줄었다. 지난달 둘째 주 0.16%였던 상승률은 셋째 주 0.13%, 넷째 주 0.09%에 이어 이달 첫째 주 0.07%까지 낮아졌다. 지난 3월 넷째 주(0.06%)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강남3구 하락세 지속…은마 수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
강남3구는 서울 전체 집값이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39% 하락했고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37%, 0.17% 내렸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3주 연속, 송파구는 9주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 대단지, 서초구는 반포·잠원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내렸다. 서울 전역에 적용된 대출 규제가 고가주택 매수에 상대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는 추가 분담금 문제까지 겹치며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종전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자료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면적 76.79㎡ 9층은 지난 6월 34억 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10월에는 같은 면적·층수에서 31억 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4개월 사이 거래금액이 3억 6000만원 낮아졌다.
전용 84.43㎡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확인된다. 지난 6월 3층이 37억 7000만원에 매매됐지만 10월에는 같은 면적·층수에서 34억원에 거래됐다. 가격 차이는 3억 7000만원이다.
은마아파트의 가격 약세에는 재건축 분담금 부담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합이 지난 9월 제시한 추정분담금에 따르면 기존 전용 76㎡ 소유자가 재건축 후 같은 면적을 분양받으려면 약 4억 480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지난해 9월 추정치인 2억 3000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전용 84㎡ 소유자가 동일 면적을 신청할 경우에도 약 4억 3000만원이 필요하다.
조합은 공사비 인상 등을 반영해 추정분담금을 높여 잡았다. 재건축 이후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커지면서 매수자의 자금 부담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다만 추정분담금은 향후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서대문·성북은 중소형·역세권 강세…올해 최고가 거래도
비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중소형 아파트와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주 대비 0.17% 오르는 등 임대차시장에서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서대문구는 0.31%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홍은·남가좌동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뤄졌다. 성북구는 돈암·정릉동 역세권 위주로 0.30% 올랐으며 금천구도 시흥·독산동을 중심으로 0.30% 상승했다.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삼성래미안에서도 올해 최고가 거래가 나왔다. 전용 84.33㎡는 지난 7월 11억 6000만원(9층)에 거래됐으나 10월에는 12억 1000만원(8층)에 손바뀜했다. 올해 해당 면적 거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전용 60㎡ 역시 9월 9억 2000만원(2층)에서 10월 10억 5000만원(4층)으로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 래미안에서도 고가 거래가 나왔다. 전용 84.78㎡는 지난 6월 14억 5000만원(6층)에 거래됐지만 10월에는 15억 8000만원(14층)에 매매됐다. 전용 59.98㎡도 3월 11억 7500만원(15층)에서 10월 13억 3000만원(21층)으로 손바뀜했다. 두 주택형 모두 올해 해당 면적의 최고 거래가격을 기록했다.
◇ 서울 22개 구 집값 올랐지만…18곳은 상승폭 축소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 22개 자치구에서 아파트값이 올랐지만 이 가운데 18곳은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가운데 서울 전반의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는 셈이다.
서대문구는 지난주 0.36%에서 0.31%, 성북구는 0.39%에서 0.30%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종로구(0.35%→0.19%)와 도봉구(0.32%→0.20%)도 오름폭이 축소됐다. 반면 노원구(0.12%→0.14%), 은평구(0.14%→0.17%), 영등포구(0.12%→0.16%)는 상승폭이 확대됐다.
업계 전문가는 “서울 전역에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은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에 따른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반면 비강남권은 중저가 아파트와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지역별 가격 흐름이 당분간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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