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애벌레 먹은 닭 한 마리에 '난감'...'불매' 이어질까 불안

백숙용 '동물복지 통닭'서 수십 마리 애벌레 소비자 공분
이마트, 납품 금지 통보...하림 "수작업 방제 한계" 토로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3-10-31 10:44:41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연간 2억 마리를 도계 해 판매 중인데, 육계에서 애벌레가 나온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림 관계자가 이마트에 납품 중인 '동물복지 통닭'에서 수십 마리 애벌레가 나와 소비자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하소연한 말이다. 

 

▲하림 '동물복지 통닭'에서 수십 마리 애벌레가 발견됐다. [사진=쿠키뉴스]
지난 28일 이마트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생닭을 조리하기 위해 닭을 살피는 도중 수십 마리의 애벌레를 발견했다. 경악한 소비자는 해당 사실을 즉각 이마트와 하림 측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이마트는 곧바로 환불을 제안했지만, 소비자는 추가 피해를 막는 게 우선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이 소비자는 2차 피해를 우려해 해당 사실을 식품의약품안전처 통합식품안전정보망에 민원을 접수했다.

가장 먼저 민원을 접수한 이마트는 해당 소비자에게 환불과 보상을 제안했으나 소비자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제품을 생산한 하림도 적극적으로 소비자를 달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이마트와 하림은 아직 소비자와 보상안에 대해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림 관계자는 "문제가 된 닭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보상하기 위해 이마트 고객센터와 함께 소비자를 만나 피해 보상안에 대해 소통할 예정이며,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림은 식약처에 해당 제품에 대해 자진신고도 마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마트는 문제가 된 해당 상품을 할인 행사를 통해 전부 소진했다. 이와 유사한 민원이 추가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들이 닭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어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이와 유사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하림 측에 해당 제품을 더 이상 납품하지 말아 달라고 통보했다.

애벌레를 먹은 닭 한 마리 때문에 하림 측은 난감한 상황이다. 이마트에서 해당 제품을 받아 주지 않으면 추가로 생산한 닭의 판로를 걱정해야 해서다. 더 큰 문제는 이 사건이 일파만파 퍼져 자칫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공장에서 출하 상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육안 검사를 진행한다. 닭의 표면에 혹시 털이 남아있거나, 멍 든 경우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거나 폐기하는 작업을 거치는데 모이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까지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 "특히 동물복지 닭의 경우 법적으로 농장에 살충제 소독을 못 하게 돼 있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벌레를 잡아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 전부 박멸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해당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하림 생닭에서 벌레가 나왔다. 사진만 봐도 정말 역겹다. 어떻게 관리하길래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냐며, 당분간 하림 닭은 못 먹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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