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비자·운수권 확대 '겹호재'…항공·여행업계, 실적 반등 기대
여객·화물 운수권 주 70회 확대…상하이·광저우 등 핵심 노선 증편 길 열려
부산·청주·대구·양양발 중국 직항 확대…지역 관광·공항 활성화 기대
中 무비자 효과에 여행 수요 급증…LCC·여행사 실적 회복 새 성장동력 부상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06-08 11:14:19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정부가 중국 주요 도시를 오가는 항공 운수권을 7년 만에 확대하면서 항공업계와 여행업계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게 됐다.
중국 정부의 한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한·중 노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등 회복세가 가팔라진 가운데, 상하이·광저우 등 핵심 노선 공급 확대와 지방공항발 중국 노선 신설이 본격화되면서 항공사와 여행사들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노선은 최근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진 일본·동남아 노선과 달리 수요 증가세가 뚜렷한 데다 비행시간이 짧아 고유가 국면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유리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중 항공회담에서 양국 간 여객 및 화물 운수권을 주 70회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여객 운수권은 기존 주 608회에서 664회로 56회 늘어나고, 화물 운수권은 주 54회에서 68회로 14회 확대된다. 양국이 운수권 증대에 합의한 것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처음이다.
◆ 상하이·광저우 노선 증편 가능…항공권 가격 안정 기대
항공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상하이와 광저우 노선 공급 확대다.
인천~상하이와 인천~광저우 노선은 한·중 노선 가운데 대표적인 '황금 노선'으로 꼽힌다. 상하이는 중국 최대 경제도시이자 금융·비즈니스 중심지이고, 광저우는 제조업과 무역 중심지로 기업 수요가 풍부하다. 여기에 관광객 수요까지 꾸준히 유입되면서 연중 높은 탑승률을 기록하는 노선이다.
그러나 그동안 양국 항공사들이 보유한 운수권을 대부분 사용하면서 신규 취항이나 증편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성수기마다 좌석 부족 현상이 반복됐고 항공권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됐다.
이번 운수권 확대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들도 추가 운항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하이와 광저우는 비즈니스와 관광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는 수익성 높은 노선"이라며 "공급 확대가 이뤄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지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방공항 중국 노선 확대…'인천공항 집중' 완화 기대
이번 협상에서 또 다른 핵심 성과로 꼽히는 것은 지방공항 전용 운수권 확대다.
정부는 부산·청주 등 지방공항에서 중국 광저우·충칭·선전 등 주요 10개 도시를 연결하는 전용 운수권을 주 14회 추가 확보했다. 또한 부산·대구·청주·양양공항에서 출발하는 항저우·청두·광저우 직항 노선 개설도 가능해졌다.
그동안 중국 노선 대부분이 인천국제공항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지방 거주자들은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장시간 이동해야 했다. 특히 중국 출장 수요가 많은 부산·대구 지역 기업들은 항공 접근성 측면에서 불편을 겪어왔다.
직항 노선 확대는 지역민들의 이동 편의 향상뿐 아니라 지방공항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업계는 중국 관광객 유입 확대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을 거치지 않고 지방공항으로 직접 입국할 수 있게 되면서 부산, 대구, 충청권, 강원권 관광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화물 운수권 확대…수출기업 물류 경쟁력 강화
화물 분야에서도 운수권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양국은 중국 내 주요 화물 거점인 톈진, 정저우, 어저우, 허페이와 국내 공항을 연결하는 화물 운수권을 주 14회 추가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과 공급망 재편으로 항공 화물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서 핵심 물류 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바이오 제품 등 고부가가치 화물은 신속한 운송이 중요해 항공 물류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운수권 확대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물류 효율성과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LCC, 중국 노선서 실적 반등 기회 잡나
항공업계는 이번 운수권 확대의 가장 큰 수혜자로 LCC를 꼽는다.
최근 일본과 동남아 노선은 항공사들의 공급 확대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다. 반면 중국 노선은 코로나19 이후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비자 정책 효과가 본격화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중 노선 이용객은 43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이용객 414만명을 넘어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동남아 노선 이용객이 4.7%, 중동 노선 이용객이 16.0%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 노선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상황 역시 중국 노선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항공사 운영비 가운데 약 30%를 차지하는 항공유 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장거리 노선보다 중·단거리 노선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비행시간이 짧고 수요가 풍부해 고유가 시대에 가장 경쟁력 있는 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LCC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핵심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최근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일부 LCC들이 감편과 운항 중단 조치에 나서는 등 비용 압박이 지속되고 있어 중국 노선 확대 효과가 단기간에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여행업계도 중국 상품 확대 경쟁
여행업계 역시 중국 노선 확대에 맞춰 관련 상품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중국 여행은 단체 패키지 중심 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20~40대를 중심으로 자유여행과 도시형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상하이는 미식·쇼핑·전시·문화 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부상하며 일본 도쿄와 오사카를 대체할 새로운 단거리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5월 초 연휴 출발 상품 기준 중국 비중은 약 30%로 일본(23%), 베트남(14%)을 제치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모두투어의 중국 여행객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출국 고객 수는 1만955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며, 5월 예약 수요는 전년 대비 약 40% 늘었다. 여름 성수기인 7~8월 예약 실적은 지난해보다 105% 증가하며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교원투어는 중국 패키지 상품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상하이·청도 등 기존 인기 도시 상품은 물론 항저우·청두·광저우·샤먼 등 신규 취항 및 증편 노선을 반영한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교원투어에 따르면 5월 가정의 달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이 전체 예약의 16.1%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일본(14.8%)과 베트남(11.7%)을 앞지른 것으로, 중국 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방공항 출발 노선 확대 흐름에 맞춰 부산·청주·대구 등 지역 출발 상품 라인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프리미엄·테마 중심으로 재편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미식·문화·체험 요소를 결합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 운수권 확대에 따라 신규 노선 취항 일정이 확정되면 관련 상품을 선제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상품 개발에 나섰다”며 “지방공항 출발 상품과 프리미엄·테마형 상품을 중심으로 중국 신규 수요를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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