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하나에 브랜드 흔들”…프랜차이즈 덮친 ‘정치 리스크’

굽네치킨 가맹점 '멸공 메뉴' 논란…본사 "공식 방침과 무관"
전문가 "개별 점주 행동, 브랜드 전체 이미지로 확산 가능성"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05-27 10:45:04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최근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정치적 표현 논란이 반복되면서 정치 리스크가 브랜드 관리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개별 점주의 행동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전체의 입장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큰 만큼 내부 교육 및 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굽네치킨의 한 가맹점이 배달 주문서에 ‘[멸공] 초특가 메뉴’를 구성해 게시했다. 지난 21일 ‘굽네치킨 부곡온천장역점’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해당 가맹점이 어떤 목적 및 이유로 메뉴를 구성했던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굽네치킨 한 가맹점서 '멸공세트'를 구성했다. [사진=보배드림 캡쳐]

 

굽네치킨은 이번 사안에 대해 가맹점주가 임의로 ‘멸공’ 표현을 사용한 사안에 불과하며, 본사의 공식 입장이나 운영 방침과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이어 사안 확인 직후 즉시 문제의 메뉴명 노출 중단 및 삭제 조치를 완료했으며, 해당 매장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 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내부 규정을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임을 덧붙였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한 가맹점의 개인적인 행동으로 인해 고객 여러분께 오해와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가맹점주의 정치적 표현으로 브랜드 전체가 논란에 휘말리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에는 자담치킨 한 가맹점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당일 전광판에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해당 매장은 탄핵 찬반 진영 간 공방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개별 가맹점의 정치적 메시지가 브랜드 이미지 훼손은 물론 다른 가맹점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가맹점주들이 정치와 경제활동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소비자들은 특정 매장의 행위를 브랜드 전체의 입장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맹점 하나의 문제가 본사와 다른 가맹점 전체로 연결될 수 있다”며 “경제활동과 영업활동이 정치적 이미지와 결부되면서 브랜드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비자는 특정 가맹점의 정치적 표현을 브랜드 전체 이미지와 연결해 인식할 가능성이 크며, 프랜차이즈 업종 특성상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이 브랜드 전체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부정적 이미지는 수치로 명확히 드러나지 않더라도 장기간 누적되면서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덧붙이며, 기업과 자영업자 모두 정치적 메시지 노출은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정치적 표현에 동조하는 일부 소비층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반대 성향 소비자의 이탈 역시 동시에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특정 정치색이 경제활동과 연결되면 불필요한 갈등과 소비자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 브랜드 전체 관점에서는 상당히 단기적이고 위험한 접근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도 “최근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로 자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점주들이 이슈성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단기 관심을 끌기 위한 방식이 오히려 브랜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초에 프랜차이즈는 개인 또는 가맹점이 자체적으로 메뉴를 선보이거나 할인 등의 행사를 진행할 수 없는 업종”이라며, “이번 사안은 프랜차이즈 공동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이자 가맹계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경우 개별 점주의 행동이 본사와 다른 점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 교육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치적 논란이 브랜드 리스크로 번지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본사가 가맹점주 대상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기 교육이나 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 경제활동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안내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기업들이 매출과 운영 경쟁에 집중하다 보니 이 같은 리스크 관리 교육까지는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처럼 정치·사회 이슈가 소비와 빠르게 연결되는 환경에서는 브랜드 관리 차원의 대응 체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