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서치] 중복상장 논란 넘어 ‘피지컬 AI 베팅’…HD현대로보틱스 IPO의 속내
지주사·자회사 동시 상장 우려 속 로봇 R&D 투자 재원 확보가 핵심
매출 비중 0.3% 불과…독립 상장 통한 성장 스토리가 HD현대 밸류업 촉매 될까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1-15 10:35:08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HD현대로보틱스의 IPO(기업공개) 추진을 둘러싸고 이른바 '중복 상장'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을 단순한 분리 상장이 아니라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를 겨냥한 선제적 투자 재원 확보 차원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중복상장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는 HD현대는 이미 코스피 상장사이며, HD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물적분할 방식으로 모회사로부터 떨어져 나온 자회사다.
HD현대로보틱스가 상장에 나설 경우 이미 증시에 상장돼 있는 지주사 HD현대 아래에 또 하나의 상장사가 추가로 생기게 된다. 이로 인해 하나의 그룹 내에서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증시에 올라 있는 구조가 형성되며,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이른바 ‘중복상장(duplicate listing)’ 논란의 전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피지컬 AI란 특정 AI 시스템이 실제 물리 세계에서 보고·움직이고·조작하는 단계로 로봇·기계·설비·차량 등에 여러 산업 분야에 직접 적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의 중복 상장과 관련해 ‘피지컬 AI’가 차세대 산업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면서 로봇 기업들의 기술 고도화와 연구개발(R&D) 투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판단이다.
이에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대비해 대규모 투자 재원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고, IPO가 그 해법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회사인 HD현대와 주주가치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시장과 적극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상장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중복상장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한다.
특히 시장의 우려와 달리 모회사인 HD현대의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의 매출 규모는 그룹 전체 기준으로 약 0.3% 수준에 불과해 단기적으로 모회사 실적이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로봇 사업이 별도의 상장을 통해 독립적인 성장 스토리를 구축할 경우 HD현대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 가치가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흘러 나온다.
실제로 국내외 사례를 보면 로봇 자회사가 상장한 이후 기술 경쟁력과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모회사 주가와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로봇 산업 특성상 초기에는 수익성보다 기술력과 시장 선점이 중요한 만큼 독립 상장을 통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그룹 전체의 ‘밸류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HD현대로보틱스 IPO가 단기적인 중복 상장 논란을 넘어 HD현대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로봇·자동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 상장은 중복 상장이라는 프레임보다는 미래 기술 투자와 성장 자금 확보라는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상장 이후 기술 성과와 사업 확장이 가시화될 경우 모회사 주주가치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피지컬 AI와 스마트 제조, 서비스 로봇 등으로 확장되는 로봇 산업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이번 상장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가시화하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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