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삼성전자 노사, 파업 하루 전 '성과급 빅딜' 성사…"반도체 보상판 새로 짰다"
이 대통령 '노동권·경영권 균형론'에 정부·여당도 환영
DS부문에 사업성과 10.5% 연동 특별성과급 신설
자사주 지급·매각 제한으로 장기 보상 구조 설계
임금 6.2% 인상·복지 확대에 정부도 "대승적 결단" 환영
AI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 일단 완화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5-21 10:33:47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지난 20일 2026년 임금협약과 성과급 제도 개편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총파업으로 치닫던 노사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잠정 합의의 핵심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를 유지하되,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에 별도의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한 점이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서 정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고, 지급률 상한을 두지 않는 구조로 설계됐다.
반도체 성과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임직원 보상도 함께 커지는 장기 인센티브 체계가 도입된 셈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잠정 합의는 단순한 임금 인상 합의를 넘어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성과 배분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간 접점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AI 반도체 공급망 ▲글로벌 고객 대응 ▲협력사 가동률 ▲수출 흐름 등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았던 만큼 산업계 불확실성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와 여당도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 파업 피하고 ‘성과 10.5% 보상’ 잠정 합의…DS부문 성과급 새판 짰다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긴장감이 높아졌던 상황에서 노사가 성과 배분과 임금 인상, 복리후생 개선을 포괄하는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최악의 생산 차질 우려는 일단 피하게 됐다.
21일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2026년 임금협약 및 성과급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양측은 올해 임금 인상률을 평균 6.2%로 정했다. 구체적으로 기준인상률은 4.1%, 성과인상률은 평균 2.1%다. 성과인상률은 커리어 레벨(CL)과 고과에 따라 자동 적용되며, 개별 인상 내역은 연봉계약서를 통해 안내된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성과급 제도다.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 방식은 유지하되, DS부문에 별도의 ‘특별경영성과급’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며, 지급률에는 별도 한도를 두지 않는다.
기존 OPI가 회사의 초과 이익을 일정 기준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특별경영성과급은 DS부문의 장기적인 성과보상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삼성전자 실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DS부문 구성원에게 별도 성과 보상 체계를 제공해 내부 사기 진작과 인력 이탈 방지 효과를 동시에 노린 것으로 풀이한다.
◆ "연봉 300%도 자사주로 묶인다"…삼성 DS 성과급, '10년 장기 베팅' 승부수
이번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부문 공통 40%, 사업부 60% 비율로 배분된다. 지원·공통 조직의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정해졌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 전체를 100이라고 보면 그중 40은 DS부문 전체 구성원에게 공통으로 배분하는 재원이다. 예컨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이 10조원이라면 4조원은 DS부문의 공통 재원이 된다.
이 공통 재원은 특정 사업부가 돈을 많이 벌었는지, 적자를 냈는지와 별개로 DS부문 전체 차원에서 배분되는 성격을 지녔다.
사업부 60%의 의미는 각 사업부 성과에 따라 나눠주는 재원이며, 특별경영성과급 재원 100 중 60은 메모리사업부, 파운드리, 시스템LSI 등 각 사업부별 실적 기여도나 성과 등에 따라 차등 배분되는 몫이다.
예컨대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이 10조원이라면 6조원은 사업부별 재원이다. 특별경영성과급은 현금이 아닌 자사주 방식으로 지급된다.
회사가 정한 조건에 따라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며,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다. 나머지 3분의 1은 1년간, 또 다른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DS부문 안의 지원조직이나 공통조직 직원들은 메모리사업부 직원에게 적용되는 지급률의 70% 수준을 적용받는다는 뜻이다. 예컨대 메모리사업부의 특별경영성과급 지급률이 연봉의 300%로 정해졌다면, 지원·공통 조직은 70%인 연봉의 210% 수준을 받는 구조입니다.
이는 단기 현금 보상보다 회사의 중장기 기업가치와 임직원 보상을 연동하겠다는 취지로 업계는 해석한다.
임직원 입장에서는 성과 보상을 확보하면서도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이면서 장기 근속과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특별경영성과급은 일정한 실적 조건을 전제로 한다.
잠정 합의서에는 해당 제도가 향후 10년간 적용되며,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시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지급한다고 명시됐다.
이 조건은 DS부문의 장기 성장성과 수익성을 전제로 한 보상 장치다.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회복되고 AI 메모리, HBM, 첨단 파운드리 수요가 확대될 경우 임직원 보상도 그에 맞춰 커지는 구조다. 반대로 실적 목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특별경영성과급 지급 여부와 규모는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 메모리·공통조직·적자사업부 보상 구조도 '차등 설계'
이번 합의는 DS부문 내 사업부별 성과 차이를 반영하면서도 부문 전체 기여도를 일정 부분 보상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부문 공통 재원 40%는 DS부문 전체 구성원에게 배분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특정 사업부가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DS부문 전체 성과에 따른 일정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 사업부 재원 60%는 각 사업부 성과에 따라 배분된다.
특히 메모리 사업부처럼 실적 기여도가 큰 조직은 기존 OPI와 특별경영성과급을 함께 받을 수 있다.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기존 OPI에 특별경영성과급이 더해지면서 고성과 사업부 임직원의 총 성과 보상 규모가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시스템LSI나 파운드리 등 적자가 예상되는 비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기존 OPI 수령이 어려울 수 있지만, 부문 공통 재원을 활용한 특별경영성과급을 통해 일정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적자사업부에 대한 공통 지급률 60% 적용 조항은 2027년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구조는 사업부별 성과주의를 유지하되, DS부문 전체의 공동 목표 달성과 조직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절충안으로 볼 수 있다. 실적이 좋은 조직에는 더 큰 보상을 제공하고, 일시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조직에도 최소한의 동기부여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 임금 평균 6.2% 인상…주택대부·출산지원금 등 복지도 확대
아울러 잠정 합의안에는 임금 인상 외에도 복리후생 개선안이 포함됐다.
우선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6.2%로 정해졌다. 기준인상률 4.1%에 성과인상률 평균 2.1%를 더한 수준이다. 성과인상률은 커리어레벨과 고과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다만 임금피크제 대상자와 하위 연봉등급자는 회사가 별도로 정한 인사 규정을 적용한다.
주거 안정 지원책도 새로 마련됐다. 회사는 무주택 조합원의 주거 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내 주택대부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지원 금액과 대상, 시행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가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자녀 출산 경조금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조합원 자녀 출산 시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 100만원이 지급됐지만, 이번 합의로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 500만원으로 상향된다.
샐러리캡(임금 상한선)도 조정된다. CL4는 개발 1억2200만원, 비개발 1억2000만원에서 개발·비개발 구분 없이 1억3000만원으로 높아진다. CL3는 1억3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CL2는 76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각각 상향된다.
변형교대 근무자에 대한 보상도 개선된다. 변형교대 조합원이 휴일에 지정근무를 선택해 근무할 경우 기존 지정휴일 1일 외에 지정근무일에 대한 통상시급 4시간분을 추가로 계산해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임금협약의 유효기간과 적용기간은 협약 체결일로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다. 다만 임금인상률과 샐러리캡 상향은 2026년 3월 급여부터 소급 적용된다.
◆ DX·CSS에는 600만원 상당 자사주…상생협력 계획도 마련
성과급 합의에는 DS부문 외 조직에 대한 보상 방안도 담겼다. 노사는 성과급 합의에 따라 DX(완제품) 부문과 CSS(화합물반도체솔루션) 사업팀에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DX부문은 DS부문과 실적 구조가 다르지만, 이번 노사 합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별도 보상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전체 조직의 형평성과 사기 진작을 고려한 조치다.
상생협력 관련 내용도 담겼다. 회사는 노사 합의 정신에 기초해 협력업체 동반 성장, 지역사회 공헌, 산업 안전 등을 위한 재원 조성과 운영 계획을 조속히 발표하기로 했다.
건강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조직문화 개선 등 노사 공동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이번 합의가 임직원 보상에만 머물지 않고 협력사와 지역사회,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소재·부품·장비, 물류, 설비, 협력업체 인력 운영 등 광범위한 공급망과 연결된 만큼, 노사 안정은 협력사 경영 안정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 파업 리스크 해소…AI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 낮췄다
산업계는 이번 잠정 합의가 삼성전자 내부 문제를 넘어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불확실성을 낮춘 결정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기업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이다. 특히 AI 서버 수요 확대와 HBM 경쟁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 가능성은 고객사 신뢰와 수주 경쟁력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기로에 놓여 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단기간의 생산 차질을 넘어 납기 지연, 고객 대응 지연, 협력사 가동률 저하 등 연쇄 파급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일부 라인의 운영 차질이 전체 생산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글로벌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 안정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로 삼성전자는 일단 노사 갈등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줄이고, 반도체 경쟁력 회복과 AI 반도체 시장 대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노조 역시 성과 배분 확대와 복리후생 개선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조합원 설득 명분을 얻었다.
다만 최종 합의까지는 조합원 찬반투표라는 절차가 남아 있다. 합의서에도 “노동조합 조합원 찬반투표 가결 시 효력을 발생한다”고 명시돼 있다.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해야 실제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향후 내부 여론이 마지막 변수로 남아 있다.
◆ 정부·여당도 환영…"국가와 국민 위한 대승적 결단"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자 정부와 여당도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사 갈등 국면에서 노동권 보장과 국가 경제 안정이라는 두 가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기업 경영권과 노동권이 모두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로, 노사 양측의 타협을 촉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청와대는 이번 잠정 합의안 도출에 대해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한 대승적 결단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 문제가 개별 기업의 임금협상에 그치지 않고 국가 기간산업과 수출 경쟁력,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반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환영 메시지를 냈다.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참 잘 됐다”며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부와 여당의 환영은 이번 합의가 노동 현안이면서 동시에 산업 현안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 성과주의와 조직 안정 사이 절충…남은 과제는 '지속 가능한 노사관계'
이번 잠정 합의로 회사는 파업 리스크를 낮추고 경영 안정성을 확보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 개선,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다만 향후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특별경영성과급 산정 기준이 되는 ‘사업성과’의 구체적 정의와 산식이 노사 간 추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지급 조건과 재원 산정 방식, 사업부별 배분 기준이 실제 적용 과정에서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내부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자사주 지급 방식은 임직원에게 장기 보상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주가 변동에 따라 체감 보상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주식에 매각 제한이 걸리는 만큼 구성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다.
무엇보다 이번 합의가 일회성 봉합에 그치지 않으려면 노사 간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술 투자, 인재 확보, 생산 안정성, 고객 대응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 역시 조합원 보상 확대와 산업 경쟁력 유지 사이에서 균형 잡힌 역할을 요구받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 노사가 파국을 피하고 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다만 성과급 제도가 장기적으로 작동하려면 실적 기준과 배분 방식에 대한 투명성, 그리고 노사 간 지속적인 소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잠정 합의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며 “투표가 가결될 경우 삼성전자는 임금협상과 성과급 논란을 일단락하고, 반도체 경쟁력 회복과 AI 시장 대응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내부 반발이 커질 경우 갈등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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