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CAR] 2450만원 차에 수리비 369만원…BYD, '가성비' 뒤흔든 사고수리 셈법
돌핀 수리비 차량가 15%·씨라이언7은 24%…온라인서 공임 부담 논란
BYD "외관만 보면 오해…배터리·파워트레인 탈거 등 실제 작업범위 넓어"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9-03 10:36:19
‘본드카’는 ‘비욘드 카(Beyond Car, 단순 자동차를 넘어)’를 빠르게 발음한 표현으로 단순한 신차 소개를 넘어 자동차의 상품성은 물론 기술·가격·시장성과 투자 관점까지 함께 짚는 모빌리티 분석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중국의 전기차 기업 BYD가 공격적인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한 사고 차량의 수리 견적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면서다.
차량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사고가 나면 수리비 부담은 적지 않다는 이른바 ‘가성비의 역설’이 소비자 사이에서 새로운 평가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온라인에서 공유된 견적서만 놓고 BYD의 수리비가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과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고 수리는 ▲외관 손상뿐 아니라 ▲차체 내부 구조물 ▲고전압 배터리 ▲전동화 파워트레인 탈부착 여부 등에 따라 작업 범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BYD코리아 측은 일부 사례가 외관 손상 중심으로 알려지며 실제 정비 작업이 축소돼 전달됐다고 반박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YD 돌핀과 씨라이언7 모델 사고 차량의 공식 서비스센터 견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면서 전기차 수리비와 공임 체계를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업계에서는 BYD가 국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최대 무기로 내세운 만큼 차량 가격과 사고 후 유지비용 사이의 간극이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잣대가 된다고 본다.
◆ 돌핀 수리비 차값 15%·공임 80%…'싼 차' 뒤집은 사고비용
논란의 시작은 지난 7월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 올라온 BYD 돌핀 사고 차량이었다. 게시자가 공개한 사진에서는 뒷문과 뒷바퀴 펜더 등이 파손된 모습이 확인됐다.
문제는 공식 서비스센터가 제시한 견적은 총 368만9620원이었다.
돌핀 기본 모델 가격이 245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량 가격의 약 15%에 해당한다.
특히 견적서상 공임은 292만8750원으로 전체 수리비의 약 80%를 차지했다. 온라인에서는 “차량 가격은 저렴하지만 사고 시 수리비 부담이 적지 않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비슷한 논란은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씨라이언7에서도 이어졌다. 후진 중 사고가 발생해 트렁크와 후면부가 파손된 한 차량에는 1093만4330원의 수리 견적이 나왔다.
씨라이언7 기본 모델 가격 4490만원의 약 24%에 달한다. 이 중 공임은 569만7890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차량 구매가격만 놓고 보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수리비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BYD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동급 차량보다 낮은 가격을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운 것과 대조된다는 평가다.
돌핀은 국내 주요 소형 전기차와 비교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이상 낮은 가격대로 출시됐다. 씨라이언7 역시 동급 전기 SUV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강조해 왔다.
◆ 전기차는 사고 뒤가 더 복잡…고전압 시스템이 키운 정비비
업계는 바로 이 지점에서 ‘저가 전략의 역설’이 발생했다고 본다.
사고 수리비는 차량 판매가에 단순 비례해 결정되지 않는다. 통상 ▲차체 구조 ▲부품 가격 ▲작업 난이도 ▲도장 범위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 등에 따라 비용이 결정된다.
때문에 판매가격이 낮더라도 차량 가격에서 수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특히 전기차는 사고 부위에 따라 내연기관차보다 작업 공정이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고전압 배터리나 구동계 주변을 수리할 경우 안전 확보를 위해 배터리 또는 전동화 부품을 탈거·재장착해야 한다. 아울러 작업 이후 얼라인먼트와 전기 시스템 점검 등 추가로 진행해야 정비를 할 수 있다.
◆ 시간당 11만5000원·아우다텍스 적용…"외관만 보고 수리비 판단 어려워"
BYD코리아도 이러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논란이 된 씨라이언7 견적에는 단순히 트렁크와 범퍼를 교환하는 작업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후방 패널 교체를 비롯해 고전압 배터리와 후방 파워트레인 탈부착, 휠 얼라인먼트 측정, 도장 작업 등도 함께 반영했다는 주장이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외관 사진만으로 전체 수리비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겉으로 드러난 손상보다 실제 차량을 분해했을 때 확인되는 내부 손상이나 안전 관련 정비 작업이 수리비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임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회사에 따르면 BYD 공식 서비스센터의 일반 수리 기준 시간당 평균 공임은 약 11만5000원으로 부가가치세는 별도다.
회사 측은 국내 수입차 시장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고수리 작업시간 산정에는 글로벌 사고수리 견적 시스템인 ‘아우다텍스(Audatex)’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부품 정보와 표준 작업시간 등을 토대로 수리 작업량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BYD뿐 아니라 주요 수입차 브랜드와 국내 보험사들도 이러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싸게 사도 끝 아니다…전기차 ‘진짜 가성비’는 총비용에서 갈린다
다만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공임은 서비스센터마다 달라질 수 있다.
BYD코리아가 딜러사의 독립적인 가격 결정 원칙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수리는 개별 딜러와 서비스센터 정책에 따라 시간당 공임이 달라질 수 있고 보험수리 역시 보험사와 정비사업자 간 계약에 따라 적용 기준에 차이가 발생한다.
초기 견적과 최종 견적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사고 직후에는 외관에서 확인되는 손상을 중심으로 가견적이 산출되지만 차량을 입고해 분해·점검하는 과정에서 추가 손상이 발견되면 부품과 작업시간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결국 이번 논란은 BYD만의 문제라기보다 저가 전기차 시장 확대 과정에서 ‘구매가격 이후의 비용’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전기차 경쟁이 보조금 적용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속도 등에 집중됐다. 이제는 관련 시장이 커질수록 보험료와 ▲부품 가격 ▲사고수리비 ▲서비스 접근성 등 총소유 비용(TCO)이 소비자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 "차값만 싸선 안 된다"…BYD, 서비스센터 26곳·부품망 확대로 '진짜 가성비' 승부
BYD도 이러한 점에 우려를 의식해 애프터서비스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전국 20개 서비스센터에서 92개 워크베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일 최대 약 600대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연말까지 서비스센터를 26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부품 공급도 국내 물류센터와 딜러 서비스망에 주요 정비·사고수리 부품을 선제적으로 비축하고 재고가 없을 경우 항공운송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수리가 장기화하면 대차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사고수리비는 동일 차종이라도 충돌 부위와 손상 정도에 따라 차이가 커 단순한 몇 건의 사례로 브랜드 전체의 수리비 수준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BYD가 가성비를 앞세워 빠르게 고객을 늘리는 만큼 향후에는 차량 가격뿐 아니라 수리비와 부품 공급, 서비스센터 접근성까지 소비자가 체감하는 ‘진짜 가성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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