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규제 2년 유예에도 토담대 연체율 32%…건설업계 자금난 해소될까

주거용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2년 유예
신규 사업장 자금조달 부담 완화 기대
PF 대출잔액 2년 반 만에 증가세 전환
부실 사업장 자금난 해소는 미지수

정태현 기자

jth1992@magaeconomy.co.kr | 2026-10-14 10:17:14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정부가 주거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을 2년 유예하며 신규 주택사업의 자금조달 부담 완화에 나섰다. 금융권의 PF 대출도 2년 반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금융권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이 32%를 웃도는 등 부실 위험은 여전하다. 규제 유예가 실제 자금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은 전날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주거사업장에 대한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을 2029년으로 유예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 정부가 주거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시행을 2년 유예한 가운데 건설업계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미지=생성형 AI 활용·제작]

이번 조치는 PF 사업자의 자기자본 확충 부담이 신규 주택사업 추진과 자금조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주거사업장에 적용할 건전성·충당금 관련 규제와 대출 취급 요건, 위험가중치 정비 등의 시행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늦추기로 했다.

주거사업장의 자기자본비율에 연동되는 금융규제는 2029년 5%를 시작으로 2030년 10%, 2031년 15%, 2032년 이후 20%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다만 은행과 증권사는 2027~2028년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한 주거사업장에 대해 자기자본비율 5%를 기준으로 위험가중치 완화 혜택을 적용할 수 있다. 반면 비주거사업장은 당초 계획대로 2027년부터 관련 규제가 적용된다.

정부는 규제 유예를 통해 금융권의 주거사업장 자금 공급을 유도하고, 본PF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의 부담을 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규제 시행 시기가 늦춰지는 것과 개별 사업장의 대출 승인은 별개인 만큼, 실제 자금조달 여건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 PF 대출 2년 반 만에 증가…중소금융권 토담대 연체율은 상승

금융권의 PF 대출 규모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6월 말 기준 PF 대출잔액은 115조 8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3000억원 늘었다. 분기 말 기준 대출잔액이 증가한 것은 2023년 말 이후 처음이다.

신규 대출 취급액도 확대됐다. 올해 2분기 PF 신규 취급액은 23조 5000억원으로 1분기 16조 8000억원보다 6조 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조 6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PF 대출 연체율은 6월 말 4.56%로 3월 말 4.65%보다 0.09%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부실 사업장 정리 등의 영향으로 연체율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취약 부문의 부실 부담은 여전하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 상호금융 등 중소금융회사의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6월 말 32.20%로 전분기보다 0.32%포인트 상승했다.

토지담보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0조 4000억원에서 9조 5000억원으로 9000억원 감소했다. 연체채권도 3조 3000억원에서 3조 1000억원으로 줄었지만, 대출잔액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커 연체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이는 전체 PF 대출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토지담보대출에 의존해 온 사업장의 금융 부담은 여전히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사업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사업장은 규제 유예만으로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 부실 사업장 정리 지속…규제 유예 실효성은 자금 공급에 달려

금융권의 전체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6월 말 168조 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원 감소했다. 2023년 말 이후 감소 흐름이 이어졌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감소 폭은 줄었다.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C)·부실우려(D) 등급으로 분류된 여신은 15조 1000억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저의 9.0%를 차지했다. 전분기보다 1조 3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금융당국은 6월 말까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가운데 19조 7000억원 규모의 정리·재구조화를 진행했다. 이 중 경·공매와 상각 등을 통한 정리가 14조 4000억원, 신규 자금 공급과 자금구조 개편 등 재구조화가 5조 3000억원이었다.

정부는 주택 공급을 위한 금융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수도권 규제지역의 주거사업장 279곳을 대상으로 사업장별 담당자를 지정해 사업 지연 요인을 점검하고, 금융 애로 해소와 PF 보증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279곳은 당초 관리 대상 325곳에서 정상 종료된 사업장 등 46곳을 제외한 규모다.

관건은 이번 규제 유예가 실제 사업장의 금융조달과 착공으로 이어지느냐다. 금융권의 PF 대출이 다시 늘고 있지만 사업성 평가에 따른 자금 공급의 차이는 지속될 수 있다.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을 늦추더라도 분양성과 사업성이 불확실한 사업장에는 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기자본 확보 부담을 덜어줘 신규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연체율이 높은 상황이라 금융권이 심사 기준까지 바로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주기보다는 분양계획이나 자금 회수 방안 등에 대해 더 엄격한 심사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지방은 분양 가능성이 중요한 만큼 사업성이 있는 현장에 실제 자금 공급이 이뤄져야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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