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니얼 세대' 입맛 잡은 '약과'…한의학으로 풀어 본 효능은?
이석호
sm160701@naver.com | 2023-02-23 10:16:46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국내 대표 전통간식 약과가 조부모 세대의 옛 감성을 선호하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에는 '약과 대란', '약켓팅(약과+티켓팅)' 등의 단어가 생겨날 만큼 약과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시대를 거슬러 전성기를 맞은 약과가 한의학적 관점에서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자.
약과는 '유밀과(油蜜果)'라고 불리는 한과의 일종으로, 주 재료인 밀가루를 꿀과 참기름으로 반죽해 기름에 튀겨 만든 간식이다. 고려시대부터 널리 알려진 약과는 당시에 귀한 밀가루, 꿀, 참기름 등을 이용해 튀겨서 만든 고급 음식이었다.
과거에는 꿀이 몸에 좋아 '약(藥)'이라고 여길 정도로 귀했다. 본래 약이란 병이나 상처를 고치기 위해 복용하거나 바르는 것을 일컫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귀한 것 이름 앞에 '약'자를 붙였다. 그만큼 귀한 꿀을 듬뿍 바른 약과는 몸에 이로운 '약 같은 과자'라 약과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 문화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지봉유설(芝峯類說)'에서도 "꿀은 백약(百藥)의 으뜸"이라고 기록될 정도로 약과에 바르는 꿀의 효능을 강조한다. 더불어 약과의 주 재료인 밀가루와 튀겨 먹는 조리법과 관련해 "그 재료인 밀은 춘하추동을 거쳐서 익기 때문에 사시(四時)의 기운을 받아 널리 정(精)이 되고 기름은 살충(殺蟲)과 해독(解毒) 작용을 한다"고 설명한다.
한의학에서 '백밀(白蜜)'이라고 일컫는 꿀은 성질이 따뜻해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 면역력을 높이고 소화기능을 향상하는 데 효과적이며, 마른 기관지를 촉촉하게 해 폐의 기능을 돕는다.
약과의 주 재료인 밀가루는 온한 성질로 기력을 보충해주고, 오장의 기능을 촉진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약과는 고온의 기름에 튀겨 만든 음식으로, 체내에 열을 발생시켜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광주자생한방병원 이일석 원장은 "약과의 재료와 조리법을 한의학적으로 풀어보면 공통적으로 따뜻한 성질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데 효과가 있다"면서도 "약과를 많이 먹으면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이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소화력이 좋지 않은 이들은 섭취량을 조절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약과는 맛도 좋고 식감도 좋지만, 건강관리 측면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약과 자체 열량도 높아서 많이 섭취하면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종류마다 다르지만 보통 150Kcal 정도의 약과는 밥 반 공기의 열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아이스크림과 생크림 등을 얹은 퓨전 약과는 포화지방과 액상과당 함량이 높아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환자는 과식을 경계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약과는 밀가루와 꿀, 설탕, 조청 등을 반죽한 것을 기름에 튀겨 만들기 때문에 열량과 당분 함량이 높다"며 "건강을 생각한다면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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