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월드컵 특수' 올라탄 현대차…철강 공급망 ESG 논란에 발목
현대차 측 "행동강령·실사 운영" 강조…멕시코 일부 시민단체, '그린워싱' 공세
FIFA 후원으로 미래 모빌리티 띄웠지만…북미 핵심시장서 브랜드 리스크 시험대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6-25 10:54:52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2026 북중미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멕시코 현지에서 제기된 공급망 인권·환경 논란에 대해 “엄격한 공급업체 행동강령과 지속적인 실사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월드컵을 통해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기술 기반의 마케팅과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움과 동시에 철강 공급망을 둘러싼 현지 시민단체 비판에는 공급망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공급업체로서 최고 수준의 기준을 준수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엄격한 행동 강령을 따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지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FIFA(피파) 월드컵의 장기 파트너로서 자사는 축구가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2026 월드컵에는 ‘넥스트 스타츠 나우(Next Starts Now)’ 캠페인을 통해 대회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현대차가 월드컵 무대를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와 기술 혁신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현실이 되고 있다는 의미를 표현한다.
이어 “자사는 모빌리티, 로보틱스, 기술, 참여 프로그램을 활용해 사람들이 대회의 열기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파트너 및 지역사회와 협력해 모두에게 안전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공급망 논란과 관련해서도 강하게 부정했다. 이 현지 관계자는 “현대차와 계열사들은 글로벌 사업 전반에서 잠재적 문제를 식별하고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 감사, 공급망 실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입장은 현대차가 북중미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상황에서 멕시코 현지 시민단체들이 공급망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미주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경기장 앞에서 지역사회 단체와 환경·노동단체 등이 현대차를 상대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 월드컵 마케팅에 번진 '그린워싱' 공방…시민단체, 멕시코 철강 공급망 책임론 제기
해당 시위는 현대차가 월드컵 후원을 통해 친환경·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려 하지만 정작 공급망에서는 인권과 환경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대차의 월드컵 마케팅을 두고 ‘스포츠를 이용한 그린워싱(친환경 위장)’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철강 공급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 철강업체 테르니움을 문제 삼았다.
시민단체들은 테르니움과 관련해 지역사회 환경 피해와 인권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현대차·기아가 해당 공급망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논란의 핵심은 월드컵 후원 자체가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서 공급망 관리에 책임을 다했는지에 대한 여부다.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전환과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 배터리, 철강, 부품 등 전 공급망의 ESG 관리가 기업가치와 브랜드 신뢰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완성차 기업이 운영하는 공장뿐 아니라 원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단계까지 인권·환경 기준을 얼마나 실효성 있게 적용하느냐가 글로벌 시장의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작용한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멕시코뿐 아니라 브라질, 미국 등 여러 지역에서 현대차그룹 공급망과 관련된 노동권·환경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월드컵 기간 동안 멕시코 몬테레이와 미국 LA 등에서도 관련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현대차 "행동강령·실사 운영 중" 반박…업계 "북미서 브랜드 리스크 관리 시험대"
글로벌 환경단체 마이티어스 역시 2025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대차를 이른바 ‘더러운 철강 공급망’과 연결된 기업으로 지목한 바 있다.
해당 단체는 자동차 기업들이 탄소중립과 친환경차 전략을 강조하면서도 차량 제조에 투입되는 철강 생산 과정의 환경 부담을 충분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미국 내 일부 시민단체들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내셔널 코쉬는 현대차와 기아를 협력업체 작업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미국 내 ‘최악의 일터’ 명단에 올렸다.
또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관련 손해배상 소송과 지난해 열린 LA 오토쇼에서 노동·시민단체 시위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다만 현대차는 공급망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가 밝힌 공급업체 행동강령은 협력사가 준수해야 할 ▲노동 ▲인권 ▲안전 ▲환경 윤리 기준을 포함한 내부 관리 체계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는 교육과 감사, 실사 절차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점검과 이에 대한 개선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월드컵은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시청자가 주목하는 초대형 이벤트인 만큼 공식 후원 기업에는 막대한 브랜드 노출 효과가 따른다.
반면 그만큼 시민단체와 투자자, 소비자들의 감시도 집중된다. 기업이 친환경·사회적 책임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울수록 공급망 전반의 관리 수준도 함께 검증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월드컵 후원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급망 ESG 논란에 대한 설명 책임도 커진 셈이다.
특히 북미 시장은 현대차의 핵심 사업 거점인 만큼 노동권과 공급망 인권, 탄소 배출 이슈는 브랜드 평판뿐 아니라 규제 대응, 투자자 신뢰와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ESG 평가는 이제 완성차 공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철강, 배터리, 부품 등 공급망 전 단계에서 문제가 제기될 경우 브랜드 평판 리스크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의 쟁점은 현대차가 공급망 리스크를 얼마나 사전에 파악했고, 실질적으로 어떤 개선 조치를 취했는지에 모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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