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과에 지원했더니 덩달아 기업도 커져”…최태원표 SPC, ‘두 마리 토끼’ 잡았다
4000개 가상기업 7년 시뮬레이션…사회성과·경제성과 동반 상승 확인
국제 SSCI 학술지 게재로 효과 입증…초기 사회적기업서 성장 효과 가장 커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7-23 10:11:33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에 비례해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SPC)’가 사회성과뿐 아니라 경제성과까지 끌어올리는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모두 낮은 초기 단계의 사회적기업에서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면서 향후 SPC 제도화를 뒷받침할 정책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은 연구원이 지원한 SPC 관련 연구가 사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Computational and Mathematical Organization Theory’ 2026년 6월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김상준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수행한 ‘Responses of Dual-purpose Organizations to Economic Compensation: an Agent-based Model Approach’로,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축적한 SPC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성과 기반 보상이 사회적기업의 사회성과와 경제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SPC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가치로 측정한 뒤 성과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방안으로 제안한 개념으로, 사회적가치연구원은 2015년부터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진은 SPC 참여 사회적기업 23개사를 심층 인터뷰해 기업별 특성과 의사결정 방식을 분석한 뒤 사회적기업을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모두 낮은 초기 조직, 사회성과 중심 조직, 경제성과 중심 조직, 두 성과를 모두 갖춘 혼합 조직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후 유형별로 1000개씩 총 4000개의 가상기업을 구성해 실제 기업과 유사하게 의사결정을 반복하도록 설정하고, SPC가 지급되는 상황에서 7년간 기업의 행동 변화와 성과를 에이전트 기반 모델(ABM)을 통해 시뮬레이션했다.
분석 결과 SPC는 사회적기업의 사회성과와 경제성과를 동시에 높이는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PC를 받은 기업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동기가 높아지면서 사회성과가 개선됐고, 높아진 사회성과는 다시 추가 인센티브 지급으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원은 다시 사회성과와 경제성과를 높이는 데 투입되면서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특히 SPC를 지급받은 모든 유형의 사회적기업에서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함께 증가했으며, 두 성과가 모두 낮은 초기 단계 기업에서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연구진은 성장 기반이 취약한 초기 사회적기업일수록 사회성과에 대한 보상이 사업 기반을 확충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는 ‘마중물’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SPC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일부 감소하는 경향은 나타났지만, 인센티브가 없는 경우와 비교하면 성장 둔화 시점을 늦추는 효과도 확인됐다. SPC가 단순한 일회성 재정지원이 아니라 사회적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사회적 목적을 유지하면서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도록 돕는 정책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사회적기업은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목적과 기업으로서의 경제적 생존을 동시에 추구하는 ‘혼종조직(Hybrid Organization)’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악화될 경우 생존을 위해 경제적 성과에 집중하면서 당초 사회적 목적이 약화되는 이른바 ‘미션 드리프트(Mission Drift)’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사회성과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이 같은 불균형을 완화하면서 사회성과와 경제성과를 동시에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김상준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적기업은 사회성과와 경제성과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조정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SPC와 같은 사회성과 기반 보상이 사회적 가치 창출 동기를 강화하고, 사회성과 향상이 다시 경제성과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의 효과가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SPC는 사회적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사회적 목적을 유지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실제 SPC 참여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회성과 기반 보상의 효과를 검증했다는 점에서 향후 제도화 논의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는 “연구원이 축적한 SPC 데이터가 국제학술지 연구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SPC가 사회성과와 경제성과를 함께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을 학술적으로 확인한 만큼 향후 제도화 논의의 정책적 근거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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