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 3300억 '통 큰 베팅'…골텐스 품었지만 재무건전성 '경고등'

"현장 정비·수리 역량 강화 긍정적"…수익성 희석 가능성 지적
인수금액 자기자본 37%·배당성향 80%…현금 유출에 재무완충력 약화 우려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10-13 10:11:41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HD현대마린솔루션이 글로벌 선박 엔진 유지보수 업체 골텐스(Goltens) 인수에 약 3300억원을 투입하며 애프터마켓(AM) 사업 확대에 나섰다. 기존 부품 공급 중심의 사업구조를 현장 정비·수리 서비스까지 확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대규모 인수자금 유출과 높은 배당성향이 재무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신용평가업계의 경고가 나왔다. 특히 인수 대상 기업의 수익성이 HD현대마린솔루션보다 낮아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사 수익성이 희석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현대마린솔루션이 골덴스를 인수했다. [사진=AI]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골텐스 인수가 사업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향후 실적과 재무완충력 변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8일 골텐스 뉴욕(Goltens New York Corp.) 지분 100%와 골텐스 오슬로(Goltens Oslo AS) 지분 41.1%를 인수해 골텐스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인수금액은 약 3300억원이며, 별도 외부 차입 없이 보유 현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지분 양수 예정일은 2027년 2월 28일이다.

골텐스는 선박 및 육상 엔진·기계설비의 유지보수와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술서비스 기업이다. 약 85년의 업력을 바탕으로 15개국 28개 서비스 거점과 1300명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고객사는 약 2300개, 누적 서비스 선박은 5500척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2025억원,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8.7%를 기록했다. 다만 다수 기업이 경쟁하는 시장 특성상 독점적 사업자라기보다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인력을 확보한 상위권 독립계 서비스 업체라는 평가다.

이번 인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존 사업구조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그동안 HD현대 계열 엔진의 순정부품 공급권과 글로벌 물류망을 기반으로 AM 사업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매출 대부분이 부품 공급에서 발생하고 현장 정비·수리 등 기술서비스 비중은 약 10%에 그쳤다.

골텐스 인수를 통해 부족했던 현장 기술서비스 역량을 단기간에 확보하고, 기존 부품 공급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골텐스의 글로벌 고객망을 활용한 부품·서비스 교차 판매와 육상 발전용 엔진 운영·유지보수(O&M) 시장 진출도 기대된다.

문제는 수익성과 재무부담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9827억원, 영업이익은 3501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7.7%를 기록했다. 반면 골텐스의 영업이익률은 8.7%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골텐스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면 매출 규모는 확대되더라도 전사 영업이익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예상된다. 인수금액 3300억원은 올해 6월 말 HD현대마린솔루션 자기자본의 약 37%에 해당한다. 차입금을 늘리지 않더라도 보유 현금이 대규모로 유출되는 만큼 단기적인 재무완충력 약화는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6월 말 기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5145억원인 순현금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56.0%, 차입금의존도는 2.4%로 재무구조 자체는 안정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5년 평균 배당성향이 약 80%에 달한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이익의 상당 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구조에서 인수 이후 재무여력을 회복하는 속도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박 종류와 크기가 다양해 부품과 기자재 확보를 위한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규모 현금 유출과 높은 배당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기존보다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인수가 현재 HD현대마린솔루션의 신용등급(AA-/안정적)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 신용도는 골텐스의 핵심 기술인력과 고객 기반 유지 여부, 부품·서비스 교차 판매 성과, 영업현금창출력과 배당정책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높은 배당성향과 현금흐름 제약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 검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결국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골텐스 인수는 글로벌 서비스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이지만, 인수 이후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과 현금창출 능력 확보가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업 외형 확대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재무건전성 유지까지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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