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임금·정년까지"…주요 대기업 노사협상 '분수령', 윈윈·산업경쟁력 높이는' 절충점 찾아야
현대차 교섭 재개·HD현대중공업 쟁의 절차·삼성전자 추가 보상 요구도 변수
SK하이닉스 성과급 방식 이견…실적 개선 속 '성과 공유·보상 원칙' 새 기준 시험대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8-16 10:30:11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국내 주요 제조 기업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잇따라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반도체, 전자 등 주력 산업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 배분, 정년 연장, 보상체계 개편 등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이 동시에 불거지면서다.
일부 사업장은 파업 절차에 들어간 반면 장기간 중단됐던 교섭을 다시 시작하는 곳도 있어 향후 협상 결과가 하반기 산업현장의 노사관계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교섭에서는 단순한 기본급 인상을 넘어 호실적을 구성원과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지, 반대로 실적이 악화될 경우 보상 수준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측은 업황 변동성과 투자 부담, 기존 성과보상 원칙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물가 상승과 기업 실적 개선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하면서 협상의 복잡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업의 올해 노사협상은 ‘임금 인상률’ 중심의 전통적 교섭에서 성과급 산정 방식과 자사주 보상, 성과 공유, 고용 안정과 정년 연장까지 아우르는 중장기 보상체계 논의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반도체·조선 등 실적 개선 업종에서는 성과 배분 요구가 커지는 반면 가전·스마트폰 등 일부 사업에서는 수익성 악화 속 보상 확대 요구가 맞물리면서 기업별 실적과 관계없이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 41일 만에 교섭 재개·6시간 파업 유보…현대차 노사 '막판 접점' 찾나
먼저 현대자동차 노사는 오는 18일 임금협상 교섭을 다시 시작한다. 지난달 8일 15차 교섭 이후 41일 만이다.
노사는 그동안 실무협의에서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노조는 총 44시간의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교섭 재개에 따라 18일 예정했던 6시간 부분파업을 유보했다. 노사는 임금 인상과 상여금 확대, 해고 조합원 복직, 정년 연장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온 만큼 재개된 교섭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협상이 다시 결렬될 경우 추가 파업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 기본급 14만9600원·영업익 30% 성과 공유 요구…HD현대중공업, 파업 전운
HD현대중공업은 파업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오는 25~27일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 이후 15차례 교섭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 수준 성과 공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 호황으로 실적이 개선된 만큼 구성원 보상도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 노조 측 논리다. 회사로서는 대규모 수주 물량의 안정적인 생산과 미래 투자 재원 확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 임단협 끝났는데 DX 주축 동행노조 자사주 1000주 추가 요구…삼성전자, DX 보상 갈등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임단협이 마무리됐지만 DX(완제품 사업담당) 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삼성전자동행노동조합 추가 보상을 요구하면서 또 다른 형태의 노사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동행노조는 오는 21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보상체계 개선 집회를 열고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반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임단협에서 DX부문 직원들에게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합의했고, 지난달 4만9345명을 대상으로 총 108만3434주의 지급까지 마쳤다.
삼성전자 사례는 ‘성과에 따른 보상’과 ‘조직 공동체 차원의 보상’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지가 쟁점이다. DX부문은 올해 2분기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노조 측에서는 사업부 간 보상 격차와 기존 보상체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할 수 있지만 사측 입장에서는 이미 체결·이행된 임단협 이후 추가 보상을 받아들일 경우 향후 교섭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 성과급은 자사주·적자 땐 임금 조정…SK하이닉스, '성과 공유 공식' 시험대
SK하이닉스 역시 성과급 지급 방식을 놓고 노사가 장시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는 최근 밤샘 교섭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 등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조정하는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구성원 사이에서는 기존 보상 원칙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회사는 반도체 업황 변동과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을, 노조는 호실적에 대한 구성원 기여와 보상의 확실성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관건은 기업 실적과 구성원 보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성과 공유 공식’을 노사가 얼마나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한다
단기적으로는 임금과 성과급 규모가 협상의 핵심이지만 AI·반도체 투자 확대와 생산설비 증설, 인력 구조 변화가 빨라지는 상황에서는 고정적 보상 확대만으로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올해 주요 사업장의 협상 결과가 향후 국내 대기업의 임금·성과급 체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미래 투자와 재무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성과를 구성원과 공유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노조 역시 단기 보상뿐 아니라 고용 안정과 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접점을 찾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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