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깜빡하는데 나이 탓?”…치매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 조기진단 중요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10-07 10:04:53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고령층에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날 경우 단순한 노화나 건망증으로 넘기기보다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조기에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 능력은 비교적 유지되지만 기억력과 판단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진 상태로,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일반 고령층보다 높기 때문이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이전보다 뚜렷하게 저하됐지만 혼자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은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 김민재 순천향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단순히 본인이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것만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신경심리검사 등을 통해 객관적인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돼야 한다. 섬망이나 우울증 등 다른 정신건강 문제로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전문의 진단을 통한 감별이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이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기억력 저하다. 대화했던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경우가 잦아질 수 있다. 다만 기억력 저하가 뚜렷하지 않더라도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 특정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등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방향 감각이나 시공간 능력이 먼저 저하되는 사례도 있다. 평소 익숙했던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판단력이 이전보다 떨어지는 등 기억력 이외의 인지기능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여러 증상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에는 객관적인 인지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하는 신경심리검사가 활용된다.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도 시행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아밀로이드 PET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 가운데 하나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얼마나 축적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영상검사다. 이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도 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치료와 관리는 원인을 파악하고 치매 진행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규칙적인 운동과 생선·채소 등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습관, 사회적 교류를 지속하는 생활습관 등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등 지속적으로 뇌를 자극하는 활동도 권장된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절주와 금연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료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약물치료가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 등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병리가 확인된 일부 환자에서 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인지기능 저하와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 전략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김민재 순천향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높지만 모든 환자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에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도 알츠하이머병의 병리를 확인하고 항체치료를 통해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생긴 만큼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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