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SBI그룹과 한·일 기관 자금이전 실증…보험업계 최초
달러 없이 엔화·원화 토큰 직접 환전…이전·정산 검증
해외투자·토큰화 자산 연계…Web3 금융 협력 확대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09-17 09:58:23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교보생명이 일본 SBI그룹과 디지털 토큰을 활용해 달러를 거치지 않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기관 자금을 이전하는 구조를 검증했다. 개인 간 해외송금을 넘어 금융기관 등 기관 자금의 이전과 환전, 정산까지 블록체인상에서 연결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 국내 보험업계 첫 사례다.
교보생명은 SBI그룹과 지난 7월부터 진행한 ‘한일 스테이블코인 기반 크로스보더 실증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실증은 SBI그룹 산하 SBI Digital Practice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금융기관용 블록체인인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의 테스트 환경을 활용했다.
캔톤 네트워크는 금융기관의 거래에 필요한 개인정보 보호와 시스템 간 상호운용 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금융기관과 자본시장 참여자가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운용하는 자산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실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일 기관 자금을 옮기는 과정에서 미국 달러를 중간 통화로 거치지 않는 구조다.
기존 방식에서는 엔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다시 원화로 바꾸는 과정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전 단계가 늘어나면서 처리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지고, 환율 변동에도 추가로 노출될 수 있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환전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달러를 거치지 않고 자금을 이전하는 구조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를 테스트 토큰으로 검증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기관 자금을 한국으로 이전해야 할 경우 기존의 ‘엔화→달러→원화’ 대신 ‘엔화 기반 디지털 토큰→원화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바로 연결하는 구조다.
검증 범위도 단순한 토큰 전송에 그치지 않았다. 국가 간 자금이전부터 환전과 정산까지 전 과정을 살펴보고, 해외에서 이전된 디지털자산과 관련 정산금을 국내에서 처리하는 운영모델까지 점검했다.
교보생명은 이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국경 간 자금이전의 처리시간 단축 가능성과 중개 환전 절차 간소화에 따른 비용 절감 가능성, 거래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추적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블록체인을 개인 간 송금뿐 아니라 기관의 결제·정산과 담보 이전 등에 활용하려는 실증이 이어지고 있다. 캔톤 네트워크에서는 올해 복수의 금융기관이 참여해 토큰화된 자산과 예금을 활용한 국가·통화 간 담보거래를 시험하기도 했다.
보험사가 이 같은 기술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해외투자와 자산운용 등 기관 자금 거래로 활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 교보생명도 이번 실증을 토대로 한·일 디지털자산 환전과 자산운용 연계, 실제 금융거래 구조에 기반한 신규 사업모델을 SBI그룹과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관련 제도와 금융 인프라가 갖춰질 경우 이번에 검증한 구조가 해외 금융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캔톤 네트워크 역시 최근 기관 금융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 네트워크에서는 기관용 결제·정산과 24시간 담보 이전 등 다양한 활용 사례가 추진되고 있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이번 실증을 출발점으로 디지털자산 환전과 자산운용 연계, 토큰화 자산 등 웹3(Web3) 금융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국가 간 기관 자금이전의 기술적 가능성과 효율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SBI그룹과 협력을 확대하며 Web3 금융 인프라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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