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외교' 젠슨 황…크래프톤·엔씨와 AI 협력 확대
삼겹살 회동 이어 이번엔 'PC방 외교'
피지컬 AI'·온디바이스 AI 협력 확대
한국 게임업계와 생태계 강화 행보
이상원 기자
sllep@megaeconomy.co.kr | 2026-06-08 09:57:08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강남의 PC방을 무대로 국내 주요 게임사 경영진과 잇달아 만나며 차세대 AI·게임 협력 확대에 나섰다.
글로벌 빅테크 수장이 회의실이 아닌 한국 게임 문화의 상징인 PC방을 찾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소재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각각 만나 AI 기술 협력과 차세대 게임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일정은 단순한 이용자 행사나 신작 시연을 넘어 엔비디아가 한국 게임업계와 함께 AI 기반 게임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로 평가된다.
PC방은 엔비디아가 사업 기반을 다져온 공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장소이자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최신 게임 기술이 가장 먼저 검증되는 공간이다, 한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젠슨 황 CEO는 크래프톤이 마련한 약 100명 규모의 PUBG 이용자 행사에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게임 내 AI 파트너 'PUBG 엘라이(Ally)'가 공개 시연됐다.
양사는 AI 캐릭터 기술을 비롯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슈퍼칩 플랫폼인 RTX Spark 최적화, 로보틱스 및 AI 분야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와의 만남에서는 신작 게임 시연이 이뤄졌다. 젠슨 황 CEO와 김택진 대표는 출시를 앞둔 '아이온2'와 개발 중인 '신더시티'를 직접 살펴보며 AI 기술 적용 방향을 논의했다. 양사는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기술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한편 향후 피지컬 AI와 물리 기반 컴퓨팅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방한 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윈도우용 AI 슈퍼칩 'RTX Spark'다. RTX Spark는 고성능 그래픽 처리뿐 아니라 AI 추론 기능을 PC 등 개인용 기기에서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으로,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온디바이스 AI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업계는 엔비디아가 한국 게임사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으로 AI 기술 상용화를 위한 콘텐츠 확보 전략을 지목한다. 게임 산업은 생성형 AI, 디지털 휴먼, 물리 시뮬레이션, 실시간 렌더링 등 첨단 기술이 가장 빠르게 적용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실제 이용자들이 AI 기술을 직접 경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장이라는 점에서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AI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크래프톤 역시 AI 캐릭터와 게임 특화 AI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엔비디아로는 자사 GPU와 AI 플랫폼의 성능을 입증하고 활용 사례를 확대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를 확보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AI 기술이 실제 이용자와 가장 빠르게 만나는 산업”이라며 “엔비디아가 국내 대표 게임사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차세대 AI 플랫폼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젠슨 황 CEO의 이번 방한은 이용자 행사 참여를 넘어 AI와 게임 산업의 접점을 넓히고 한국 게임업계와의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엔비디아와 국내 게임사 간 협력이 게임을 넘어 로보틱스, 피지컬 AI, 디지털 휴먼 등 차세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