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H형강 모듈러 접합 기술인증 획득…조립시간 20% 단축
현대제철과 공동 개발…개정 내진설계기준 충족·구조 안전성 검증
표준 강재로 원가 절감·품질 균일화…데이터센터·산업건축 적용 확대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10-12 09:55:56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제철과 공동 개발한 H형강 기반 철골 모듈러 접합 기술의 안전성과 시공성을 검증받았다. 표준화된 강재를 활용해 제작비용을 낮추고 현장 조립시간을 20% 이상 줄일 수 있는 기술로, 고층 모듈러 건축의 상용화 기반을 확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H형강 활용 철골모듈러 접합 구조 시스템'이 한국강구조학회 기술인증을 획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인증받은 기술은 공장에서 제작한 상자 형태의 건축 모듈을 현장에서 쌓고 조립할 때 사용하는 접합 구조 시스템이다. 고층 모듈러 건축에서 중요한 구조 안전성과 현장 시공 효율을 함께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4년 5월 개정된 강구조 내진설계기준에 따라 새로 개발한 접합 기술을 실제 건축물에 적용하려면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한국강구조학회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동일한 실험체 2개 이상을 활용한 반복 가력 실험과 기술 심의를 통과했다.
기존 중층 이상 모듈러 건축에는 강판을 절단하고 용접해 제작하는 빌트업(Built-up) 각형강관이 주로 사용됐다. 여러 장의 철판을 가공하는 방식이어서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크며, 제조사에 따라 품질과 치수 정밀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규격화된 표준 H형강 기성재를 주요 구조재로 적용했다. 별도 제작 공정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자재 수급 안정성과 품질 균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H형강의 개방형 단면 구조를 활용해 내화 피복 시공도 용이하도록 설계했다.
현장 조립 과정에는 '2방향 위치정합 가이드 시스템'과 '수평 방향 볼트 체결 방식'을 도입했다.
2방향 위치정합 가이드는 크레인으로 모듈을 들어 올려 설치할 때 가로·세로 방향의 위치 오차를 흡수해 정해진 위치에 안착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모듈 적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림과 위치 불일치를 줄여 시공 정밀도를 높인다.
수평 방향 볼트 체결 방식은 작업자가 정면에서 볼트를 조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천장이나 기둥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상하 방향으로 볼트를 체결해야 해 작업에 제약이 있었다. 새로운 방식은 작업 공간 확보와 전동 공구 사용이 쉬워 현장 조립시간을 20%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진 성능도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한국강구조학회 연구진이 참여한 2층 규모의 실대형 골조 반복 가력 실험에서 현행 건축구조기준(KDS)이 요구하는 최대 층간변위 2%를 넘어 4% 수준에서도 구조적 손상이나 강도 저하 없이 성능을 유지했다.
층간변위는 지진이나 강풍으로 건물이 흔들릴 때 위층과 아래층 사이에 발생하는 수평 이동 정도를 의미한다.
건물 하중이 기둥으로 직접 전달되도록 구조를 단순화해 특정 부위에 힘이 집중되는 현상도 줄였다. 이를 통해 구조 설계와 안전성 검증의 신뢰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시공 가능성도 확인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제철이 2024년 11월 공동 구축한 실대형 시험시설 'H-모듈러 랩(H-Modular Lab)'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모듈 적층 시공 검증을 완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인증을 계기로 데이터센터와 산업건축 분야에 탈현장 건설(OSC) 기술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OSC는 건축물의 주요 부재나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설 방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모듈러 건축의 경쟁력은 공장 생산의 정밀도뿐 아니라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조립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이번 기술은 시공 오차 흡수와 작업자 안전, 내진 성능을 함께 확보한 만큼 고층 모듈러 건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통합 연구개발(R&D) 조직인 HMG건설기술연구원은 에너지·미래주거·스마트건설·인프라를 4대 핵심 연구 분야로 선정해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모듈러 건축을 비롯한 OSC 분야에서 내화·내진·음향·접합 기술 등을 연구하며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한 기술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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