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X-Ray] 두산, 자사주 2.9조 소각에 오너家 지분율 46%로…"단순 주주가치 제고 차원"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 41.04%→46.68% 상승
발행주식 감소에 지배력 강화 효과 발생…회사 "소각목적 지배구조와 무관"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10-14 11:11:32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두산이 약 2조89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을 소각하면서 박정원 회장 등을 포함한 오너 일가를 합친 지분율이 46%대로 높아졌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이 결과적으로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효과까지 가져온 것이다. 두산 측에서도 이번 소각 조치가 기존에 공시한 단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없애 전체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기존 주주들의 주식 수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전체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지분율과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의 이번 대규모 자사주 소각은 소액주주 가치 제고와 최대주주 지분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 지배구조에도 연관이 되는 것을 보여준다.
두산은 지난 9월 이사회에서 보통주 195만6424주와 우선주 61만2104주 등 총 256만8528주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고, 이달 2일 소각을 완료했다. 당시 종가 기준 소각 규모는 약 2조89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41.04%에서 46.68%로 5.64%포인트 상승했다. 오너 일가가 별도로 주식을 매입하지 않았지만, 발행주식 감소에 따라 전체 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이다.
주요 주주별 지분율은 ▲박정원 두산 회장 9.07%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6.45% ▲박진원 두산밥캣코리아 부회장 4.23% ▲박용성 전 두산 회장 4.04%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3.99% 등이다.
이번 소각으로 두산의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는 1619만3835주에서 1423만7411주로 감소했다. 소각 이후 남은 자사주 63만2500주는 임직원 주식보상(RSU)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 소액주주엔 주당 가치 상승·오너家엔 지분 확대…두산 "지배력 강화와 무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 가치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소각 이후 두산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3.1%, 내년에는 13.9%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EPS는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주식 한 주당 얼마씩 배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발행주식 수가 줄면 동일한 순이익을 기준으로 수치가 상승한다.
두산이 대규모 자사주를 보유하게 된 배경은 2000년대 초 사업구조 개편과 맞닿아 있다. 당시 소비재 중심에서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보유한 두산 주식이 회사로 모였으며, 이후 추가 취득과 소각을 반복해 왔다.
이번에 소각한 자사주의 장부가액은 약 1213억원으로, 시가 기준 평가액인 2조8900억원과 큰 차이를 보인다. 과거 낮은 가격에 취득한 주식의 가치가 장기간 상승하면서 발생한 차이다.
앞서 두산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03만4286주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지난해에도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에 따라 33만주를 소각했으며, 올해는 임직원 보상용을 제외한 잔여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확대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주주가치 제고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회사의 입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앞서도 공고했듯이 주주환원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처분했으며 지배구조 영향력 확대하는 무관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번 소각이 사전에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한 것으로, 최대주주 지분율 상승 역시 발행주식 감소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실제 소각으로 인한 지분율 상승은 오너 일가뿐 아니라 기존 주주들에게도 동일한 원리로 적용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소각은 주주가치 개선과 지배구조 안정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낳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 상승과 일반주주의 실질적인 이익 확대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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