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GV, 점장 없애고 권역장 1명이 6곳 관리 체제 논란

영화관 관리인력 1명 체제…'라이트 시네마' 강행에 직원들 반발
CJ그룹 백조서 '미운오리' 전락…실적 부진 속 인력 슬림화 초강수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02-23 10:07:14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CJ그룹의 계열사 CGV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조직 개편을 통해 인력을 대폭 축소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 명의 직원이 매표, 매점, 상영관 관리, 청소 업무까지 동시에 맡는 구조가 일반화되면서 안전 공백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CGV는 기존 극장별 '점장' 직책을 폐지하고 ‘권역장’ 직책을 신설해 1명이 최대 6개 안팎의 극장을 총괄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인건비를 절감하고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CJ그룹의 계열사 CGV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조직 개편을 통해 인력을 대폭 축소하면서 ‘문어발식 운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 명의 직원이 매표, 매점, 상영관 관리, 청소 업무까지 동시에 맡는 구조가 일반화되면서 안전 공백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CGV]

 

극장은 다수의 이용객이 찾는 다중이용시설로, 시설 관리와 안전 점검, 고객 응대 등 세밀한 현장 운영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관리 공백 가능성이 지적된다. 현장 책임자의 상시 관리가 약화될 경우 안전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력 운영 역시 축소 기조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수준의 명절 연휴 특수를 기록했음에도 신규 채용을 제한하고, 일부 지점의 운영 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인력 감축은 단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있으나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씨에 따르면 CGV는 향후 ‘라이트 시네마’ 형태의 운영 모델도 도입할 방침이다. 상시 인력을 최소화하고 매점 운영을 간소화하는 방식으로, 전반적인 서비스 범위도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이용객 안전과 고객 경험 저하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명확한 지침 없이 구두 지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조직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A씨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구조는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GV의 부족한 인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5월 블라인드에서 자신을 CGV 직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영화관 방문객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기간 축소된 인력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지점당 정직원 6~7명과 아르바이트 인력(미소지기) 20~50명이 근무했으나, 현재는 정직원 3명이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매점에 팝콘 원재료와 컵, 음료 용기 등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으며, 대기 고객이 300명을 넘는 상황에서 아르바이트 인력 2명이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 전략이 재무 개선에 일부 기여할 수는 있지만, 브랜드 신뢰와 안전 관리 역량까지 훼손될 경우 회복 비용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극장 산업이 콘텐츠 흥행 변동성과 관객 수요 회복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인 만큼, 비용 통제와 서비스 경쟁력 간 균형을 찾는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울러 지속적인 인력 감축에 따른 업무 과중 등으로 노조 결성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계열사 백조서 미운 오리 전락...몸집 줄이기 지속 

 

한때 CGV는 CJ그룹 계열사에서 혁혁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한때 매출 2조원까지도 바라봤다. 매출 추이를 보면 2017년 1조 7144억원 2018년 1조 7694억원 2019년 1조9423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2020년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해 매출은 5834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CGV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 2754억 원, 영업이익 96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2%, 영업이익은 26.7% 증가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역대 최대 영업 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국내 극장 사업은 웃지 못하고 있다. 국내 사업 매출은 66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495억 원에 달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419억 원이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급감한 관객 수와 수익성 악화 여파가 누적되면서, 극장 산업은 사실상 ‘잃어버린 6년’을 보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 특수는 분명 긍정적 신호지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완전한 회복이 언제 가능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CGV는 정종민 대표가 2024년 말 수장에 부임한 지난해에만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CJ CGV가 희망퇴직을 시행한 것은 2021년 2월 이후 4년만이다.  아울러 점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비효율 지점 정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CGV는 지난달에만 3개 지점의 영업 종료를 공지했다. 지난 1월 23일 CGV대구아카데미와 CGV시흥점의 운영을 종료한 데 이어, 31일에는 CGV대구수성점이 문을 닫있다.

 

앞서 CGV는 지난해에도 12개 지점을 정리했다. 순천·목포·창원·광주터미널 등 지방 지점이 잇따라 폐점했다. CGV의 극장 수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23년 199개였던 국내 극장 수는 2024년 196개로 줄었고, 2025년 3분기에는 184개까지 감소했다. 

 

CGV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인력을 최소화해 운영하는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며 “국내 사업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몸집을 줄이며 체질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거론된 ‘라이트 시네마’ 도입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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