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인사이드] ‘주총서 CEO 뽑는다’…우리금융, 지배구조 대수술

전자주총 도입·전자위임 허용…주주 참여 기반 확대
대표이사 선임권 이사회서 주총으로…연임도 특별결의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주주 보호 의무 명문화…견제 장치 강화

이상원 기자

sllep@megaeconomy.co.kr | 2026-03-20 09:45:13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주총 도입과 대표이사 선임 구조 변경 등을 골자로 한 정관 개정에 나서며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최고경영진에 대한 견제 강화와 주주권 확대를 포함한 전면적인 구조 변화라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이번 정관 변경안에는 집중투표제 도입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주주 권한 확대와 이사회 견제 기능 강화가 뚜렷하게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참여 기반 확대를 위해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우리금융지주 전경 [사진=우리금융]
우선 주주총회 운영 방식이 대폭 바뀐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에서 벗어나 일부 주주가 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전자적 방식의 주주총회를 도입할 예정이다.

의결권 대리행사도 기존 서면 위임장에서 전자문서까지 확대된다. 디지털 기반 의결권 행사 환경을 구축해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해당 제도는 2027년부터 시행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대표이사 선임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한다. 기존에는 이사회가 대표이사를 선임했지만, 앞으로는 주주총회가 직접 선임하도록 변경된다. 이는 최고경영진에 대한 주주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조치로, 이사회 중심 구조에서 주주 중심 구조로의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또 대표이사가 2회 이상 연임할 경우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장기 집권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사회 운영 기준도 강화된다. 사외이사 정의에 ‘독립이사’ 개념을 명시하고,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를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다. 특히 이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주주 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문화해 소수주주 보호 수준을 높였다.

감사 기능 역시 한층 강화된다. 감사위원 일부를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도록 하고, 이 가운데 최소 1명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했다. 이는 대주주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관 개정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개정안은 오는 3월 23일부터 적용되며, 대표이사 선임 관련 조항은 7월부터, 전자주총 및 전자 위임 관련 조항은 2027년부터 시행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정관 정비를 넘어선 ‘지배구조 리셋’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전자주총 도입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흐름이지만, 대표이사 선임권을 주주총회로 이관한 것은 권력 구조 자체를 바꾸는 변화”라며 “다른 금융지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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