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열전] '위기 기업 살리는 승부사' 곽재선 KG그룹 회장…선구안·뚝심으로 12조 그룹 일궜다

경기화학·동부제철·쌍용차 잇단 인수 성공…부실기업 정상화로 입증한 'M&A 경영'
케이카 인수로 자동차 제조·유통·금융 연결…미래 모빌리티 사업 확장 가속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10-26 09:42:35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경영 위기에 빠진 기업에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찾아내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선구안과 과감한 결단력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화학을 시작으로 동부제철과 쌍용자동차까지 잇달아 인수하며 기업 정상화를 이끌어 온 곽 회장이 이번에는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를 품고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85년 직원 4명의 작은 플랜트 회사에서 출발한 KG그룹은 현재 자산 규모 약 12조원, 매출 11조5000억원 수준의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화학과 철강, 자동차, 정보기술(IT), 금융, 미디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산업별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 곽재선 KG그룹 회장. 


26일 재계에 따르면 곽 회장의 경영 행보를 관통하는 핵심은 위기 기업의 잠재력을 발굴하는 안목과 인수 이후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실행력이다. 단순히 기업을 사들여 외형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시설과 기술력, 인적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인수합병(M&A) 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존 사업과 인수 기업의 역량을 연결하는 방식은 KG그룹의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부실기업 회생에서 축적한 경험을 사업 다각화와 시너지 창출로 발전시키면서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다.


◇ 남들이 외면한 기업에서 기회 찾았다…곽재선식 '역발상 M&A'


곽 회장의 경영 능력이 두드러진 분야는 M&A다. 기업의 현재 재무상태뿐 아니라 보유 기술과 생산 기반, 시장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인수에 나서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화학 인수다. KG그룹은 경영난을 겪던 경기화학을 인수한 뒤 기존 화학비료 중심의 사업구조를 친환경 유기질 비료와 건설 소재, 환경개선제품 등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그룹의 모태인 KG케미칼을 종합 화학소재 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이후 사업 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동부제철 인수는 곽 회장의 기업 회생 능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KG그룹은 장기간 경영난으로 워크아웃 상태에 놓였던 동부제철을 인수해 KG스틸로 재편했다. 이후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개선과 생산시설 투자, 연구개발 확대를 추진하며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특히 항균강판과 라미네이트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컬러강판 생산라인에 투자하면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북미와 중남미 등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 기반도 확대했다.


그 결과 KG스틸은 인수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생산 기반을 유지하면서 제품 고도화와 시장 다변화로 수익성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곽 회장의 경영 전략이 성과를 거둔 사례로 꼽힌다.


곽 회장은 제조업에만 머물지 않고 이데일리와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을 인수하며 미디어와 전자결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는 디지털 경제 확산에 대응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쌍용차 인수 '승부수' 통했다…3년 연속 흑자로 경영 능력 입증


곽 회장의 선구안이 다시 한번 주목받은 계기는 2022년 쌍용자동차 인수다.
당시 쌍용차는 장기간 경영난과 기업회생 절차를 겪으며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곽 회장은 쌍용차가 보유한 자동차 개발·생산 기술과 브랜드 가치, 숙련된 인력에 주목해 인수를 결정했다.


KG그룹 편입 이후 쌍용차는 KG모빌리티(KGM)로 사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추진했다. 곽 회장은 경영정상화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 신차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했다.


KGM은 토레스를 중심으로 판매 기반을 강화한 데 이어 토레스 EVX와 무쏘 EV 등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했다. 액티언과 하이브리드 모델 등을 선보이며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생산 및 사업 기반 확대를 추진하면서 수출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강화했다.


그 결과 KGM은 2025년 수출 7만대를 돌파하며 11년 만에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3년 연속 흑자도 달성했다.


이는 기업회생 단계에 머물렀던 자동차 기업이 신차 개발과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독자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곽 회장의 M&A 전략이 단순한 재무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제품 경쟁력 강화와 신규 투자, 해외시장 개척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이번엔 케이카 품었다…자동차 '만드는 기업'에서 '생애주기 관리 기업'으로


최근 곽 회장이 추진한 케이카 인수는 KG그룹의 모빌리티 사업을 한 단계 확장하는 전환점으로 꼽힌다.


KG그룹은 2026년 9월 케이카를 인수하고 KG모빌리티플랫폼을 출범시켰다. 곽 회장은 KG모빌리티플랫폼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통합 모빌리티 사업 확대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KG모빌리티가 자동차 제조와 판매를 담당했다면 케이카 인수를 계기로 중고차 유통과 금융, 차량 관리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핵심은 각 계열사가 보유한 사업 역량을 연결하는 데 있다.
KG모빌리티의 자동차 개발·생산 역량에 케이카의 직영 중고차 유통망을 결합하고, 케이카캐피탈의 자동차 금융과 KG이니시스·KG ICT의 결제 및 디지털 기술을 연계하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신차 구매부터 중고차 거래, 금융, 차량 이용과 관리, 재판매까지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자동차 제조업이 차량 판매를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했다면, 앞으로는 차량 유통과 금융·서비스 등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적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곽 회장이 자동차 제조업의 성장 가능성과 중고차 유통시장의 사업적 가치를 함께 고려해 새로운 성장 기반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통합 모빌리티 전략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계열사 간 고객 정보와 서비스 연계,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 기업 회생 넘어 고용·산업 생태계까지…사회공헌에도 적극


곽 회장의 경영철학은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런 회사'로 요약된다. 경영 위기에 처한 기업의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동시에 일자리와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협력사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KG그룹은 동부제철과 쌍용자동차, 에디슨모터스 등을 인수한 이후 기존 기업의 기술력과 생산시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 정상화를 추진했다.


특히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 출범시킨 KGM커머셜은 전기버스 등 친환경 상용차 사업을 담당하며 그룹의 모빌리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 KG그룹이 소방영웅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KG그룹은 2022년 소방청과 이른바 '100년 협약'을 체결하고 2122년까지 소방공무원과 가족을 지원하는 장기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2025년 말 기준 장학금 지원 대상은 총 2545명이며, 순직·공상 소방공무원 자녀에 대한 대학 등록금 지원과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2025년 청년 음악가 60여 명으로 구성된 KG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이데일리 문화대상을 통해 공연예술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재단법인 선현을 통해 약 960명의 장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곽 회장은 이러한 경영 성과와 기업가정신을 인정받아 2022년 EY한영 대한민국 최우수 기업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에는 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한 '2026 한국의 경영자 상' 대기업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 41년 기업가정신의 새로운 시험대…'12조 KG그룹' 다음 성장동력은


곽 회장의 지난 41년 경영 행보를 관통하는 특징은 위기에서 성장 기회를 찾아낸다는 점이다.
1985년 작은 플랜트 회사 창업을 시작으로 화학과 철강,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한편 미디어와 핀테크, 중고차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그룹의 외형을 키웠다.


특히 잇단 M&A를 통해 확보한 사업 기반을 연결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기업 회생 중심 전략과 차별화된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KG그룹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는 모빌리티 사업의 시너지 실현 여부다. KG모빌리티의 신차 개발과 해외 판매 확대에 케이카의 중고차 유통망, 자동차 금융 및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해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철강과 화학 등 기존 주력 계열사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자동차 제조·유통·금융을 아우르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면 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들이 위기로 바라본 기업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정상화와 성장으로 연결해 온 곽 회장의 경영 방식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부실기업 회생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종합 모빌리티 사업까지 영역을 넓힌 KG그룹이 향후 어떤 성장 성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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