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家]1분기 연체율 상승에도 한숨 돌린 은행권…하반기 '고유가' 덮치나
경기 양극화 속 1분기 연체율 상승은 '계절성' 영향 커
부동산 PF·해외 CRE 리스크 정점 통과…당장 대손부담 확대는 제한적
2~3분기 고유가 충격 본격화 우려…촘촘한 건전성 관리 요구돼
박성태 기자
pst2622@naver.com | 2026-05-19 09:40:28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최근 은행권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1분기 연체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를 즉각적인 부실 징후로 보기보다는 '계절적 요인'에 기인한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경기 양극화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 장기화가 예고되면서 하반기 건전성 관리가 올해 실적을 가를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1분기 연체율 껑충… "지나친 우려는 금물"
최근 은행권의 1분기 연체율이 다소 크게 상승했고, 매각 및 상각을 감안한 실질 연체 규모도 큰 폭으로 순증했다. 아직 시기상 유가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타격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지표가 악화되자 건전성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4년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1분기에는 항상 연체율과 실질 연체가 크게 순증하는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는 통상적으로 은행들이 연말 결산기에 연체 채권 회수와 매각 및 상각 노력을 집중한 뒤, 이듬해 1분기에 기저효과로 연체율이 다시 튀어 오르는 전형적인 '계절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 대손비용은 오히려 안정세… PF·해외 CRE 리스크 '정점 통과'
눈여겨볼 점은 1분기 연체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요 금융그룹의 대손비용 부담은 오히려 낮게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표면적인 연체는 늘었지만, 회수 불능 위험이 큰 실질 고정이하여신(NPL)의 순증 규모가 크지 않았고 요주의여신은 오히려 감소한 덕분이다.
여기에 비은행 부문의 대손비용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금융권의 뇌관으로 지목되던 해외 상업용 부동산(CRE) 관련 손실과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발 충격이 사실상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다.
은행 대출의 경우 담보와 보증 비중이 높아 연체율이 다소 오르더라도 당장 은행의 대손 부담이 급증할 공산은 크지 않다. 시장에서는 2026년 총자산 대비 대손비용률이 0.29%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진짜 뇌관은 '고유가'와 '경기 양극화'… 2~3분기 주시해야
당장의 대손 충격은 피했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양극화로 인해 한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의 건전성이 점진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격화된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 상황 장기화는 가장 큰 불씨다. 1분기 연체율 지표에는 이 같은 매크로(거시경제) 악재가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기업들의 재무제표에 타격을 입히기 시작하는 2~3분기부터는 건전성 지표가 실질적인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결국 당장의 1분기 지표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향후 유가 충격이 반영될 2~3분기 지표 변화에 대한 면밀한 체크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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