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국인 카드 소비 8조 8435억원…9개월 만에 지난해 실적 돌파

전년 대비 57.7% 증가·6개월 연속 월 1조원 넘어…쇼핑·의료관광 성장 주도
성수 소비 100.6%·골목상권 80.5% 급증…전통시장까지 관광 수요 확산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11-03 09:38:35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소비액이 올해 9개월 만에 8조 8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연간 실적을 돌파했다. 관광객 증가 속도보다 소비 증가세가 가파른 가운데 명동·강남 등 주요 관광지에 집중됐던 지출이 성수와 골목상권, 전통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쇼핑과 의료관광이 소비를 주도하면서 관광산업의 경제적 효과도 지역상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와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외국인 카드소비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소비액이 8조 843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 [이미지=서울시청 제공]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조 6071억원보다 57.7%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연간 소비액인 7조 9375억원과 비교해도 11.4% 많다. 9개월 만에 전년도 한 해 실적을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314만명으로 전년 동기 1082만명보다 21.5% 늘었다. 역대 같은 기간 최대 규모로, 카드 소비액 증가율은 관광객 증가율의 약 2.7배에 달했다.

관광객 유입 확대와 함께 쇼핑·의료·외식 등 실제 지출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이번 소비 통계는 신한카드 기반 데이터로, 현금 결제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방문객 수 역시 방한 외국인 관광객에 2025년 서울 방문 비율 76.8%를 잠정 적용한 추정치다.

월별 소비액은 지난 4월 1조 1530억원을 기록한 이후 9월 1조 248억원까지 6개월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전국 외국인 관광객의 오프라인 카드 소비액 가운데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9%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외국인 카드 소비액이 2조 3304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말 관광 수요에 따라 올해 연간 소비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달성 여부는 4분기 관광객 유입과 소비 흐름에 달려 있다.

업종별로는 쇼핑과 의료·웰니스 분야가 외국인 관광 소비를 이끌었다. 전체 카드 소비액에서 쇼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6.0%로 가장 높았다. 의료·웰니스업이 23.8%를 기록해 두 업종의 합산 비중은 69.8%에 달했다. 식음료업과 숙박업은 각각 13.3%, 10.4%를 차지했다.

세부 업종에서는 대형쇼핑몰 소비액이 1조 8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2% 증가했다. 의료관광은 1조 3877억원으로 60.0% 늘었으며, 일반외식업은 9394억원으로 58.7%, 뷰티업은 7173억원으로 37.2%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 소비가 단순한 관광지 방문을 넘어 쇼핑과 의료서비스, 음식·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의료·웰니스 분야가 전체 소비의 20% 이상을 차지하면서 관련 서비스업의 관광시장 내 비중도 확인됐다.

자치구별로는 서울 강남구가 전체 외국인 카드 소비액의 29.6%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서울 중구가 27.7%, 마포구가 7.1%로 뒤를 이었다. 이들 3개 자치구의 소비 비중은 64.4%에 달했다.

이어 서초구 6.4%, 성동구와 종로구가 각각 5.2%를 기록했다. 소비 증가액은 중구가 약 92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전년 동기 대비 60.2% 늘어난 규모다. 강남구도 약 8800억원 증가해 51.1%의 성장률을 보였다.

증가율에서는 기존 관광 중심지 외 지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성동구는 외국인 카드 소비액이 102.8% 늘면서 서울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5.2%로 확대됐다. 강동구는 128.4%, 구로구와 동대문구는 각각 103.4%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 소비가 서울의 대표 관광지를 넘어 지역상권으로 확산되는 흐름도 뚜렷했다. 올해 1~9월 서울 주요 관광지 10곳의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5조 3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2% 증가했다.

명동 일대가 1조 7356억원으로 가장 큰 소비 규모를 기록했다. 성수는 2638억원으로 100.6% 증가해 주요 관광지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분석 대상 관광지는 명동 일대, 압구정, 강남역, 홍대입구, 코엑스·봉은사, 청담동·도산공원, 성수, 롯데월드타워, 신사 가로수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더현대서울 등 10곳이다.

골목상권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랐다.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707억원에서 올해 3082억원으로 8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발달상권 소비액은 4조 609억원에서 6조 2966억원으로 55.1% 늘었다. 전통시장도 1533억원에서 2282억원으로 48.8% 증가했다.

전통시장별로는 광장시장의 외국인 카드 소비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3.4% 늘었다. 남대문시장은 65.6%, 금천교시장(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은 60.8% 증가했다.

골목상권의 소비 증가율이 발달상권과 전통시장을 웃돌았다는 점은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이 기존 대형 상업시설과 유명 관광지에만 머물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 특색 있는 먹거리와 문화·쇼핑 콘텐츠가 관광 소비의 새로운 접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지역 특화 관광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건대·창동 등 6개 상권에서는 먹거리와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한 '서울달빛야장'을 추진해 야간 관광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연계하고 있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도 넘어섰다. 올해 1~9월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 1314만명은 2019년 같은 기간 1027만명보다 27.9% 많은 규모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420만명으로 전체의 32.0%를 차지했다. 일본은 240만명(18.2%), 대만은 143만명(10.9%)으로 집계됐다. 이들 3개국 관광객이 전체의 61.1%를 차지했다.

미국은 93만명(7.1%), 홍콩은 42만명(3.2%)으로 뒤를 이었다. 한강공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했다. 올해 1~9월 한강공원 외국인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41.7% 늘었다. 전체 이용객 증가율 8.9%와 비교하면 약 4.7배 높은 수준이다.

한강공원별 외국인 이용객은 여의도, 반포, 망원 순으로 많았으며, 이들 3개 공원이 전체의 67.5%를 차지했다. 외국인 이용객 증가율은 여의도 42.7%, 반포 37.4%, 망원 39.2%였다.

서울시는 한강 드론라이트쇼와 여의도 '서울달' 야간 연장 운영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야간 관광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미식과 웰니스, 등산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2026 서울미식주간'을 개최했으며, 오는 4일까지 진행되는 '서울 웰니스 트래블 위크'에서는 휴식과 치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2026 서울하이킹위크: 가을'을 통해서는 북한산과 북악산, 관악산 등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서 2023년 발표한 '3·3·7·7 서울관광 미래비전'에 따라 외래관광객 3000만명, 1인당 지출액 300만원, 체류기간 7일, 재방문율 70%를 목표로 관광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객 수 확대뿐 아니라 체류기간과 소비 규모를 함께 늘려 관광산업의 성과가 지역경제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외국인 소비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으로 확산되는 만큼 지역별 관광 콘텐츠와 상권을 연계하는 정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조성호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관광객 증가가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특히 관광 소비가 명동·강남 등 주요 관광지를 넘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까지 확산되면서 관광의 경제적 효과가 서울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관광 콘텐츠와 지역 상권을 촘촘히 연계해 관광객의 소비가 서울 전역의 상권과 시민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관광객 유치 확대와 함께 야간·미식·웰니스 등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주요 관광지와 지역상권을 연결해 외국인 관광 소비의 경제적 효과를 서울 전역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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