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美 함정시장 문 닫히자…한화오션 웃고 HD현대 '美 조선소 투자 검토하나'

美 NDAA 개정안 '현지 생산' 전략 급부상…필리조선소 확보한 한화오션 유리한 고지
HD현대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검토"…美 함정시장 승부처는 결국 현지 조선소 압박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6-11 10:18:43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미국 의회가 자국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사실상 원천 차단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북미 방산시장 공략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지게 되는 상황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최근 자국 해군 전투함의 해외 조선소 건조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챗GPT4]

 

미국 해군 함정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온 HD현대가 현지 투자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미국 내 조선소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법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방산용 함정을 만드는 HD현대와 한화오션 두 기업 간에 미국 해군 함정 사업 진출 전략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걸음 빨리 움직인 건 한화오션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2024년 한화오션이 미국 진출을 위해 인수한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는 단순한 생산시설 이상의 의미를 갖는데 미국 해군 함정 시장과 상선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수정안은 기존 '번스-톨레프슨(Burns-Tollefson) 수정법'과 맞물려 미국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사실상 완전히 봉쇄하는 효과를 낳게 된다.

 

미국은 이미 1960년대부터 이 법을 통해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제한해왔다. 

 

다만 대통령이 국가안보상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예외를 인정할 수 있었지만 이번 NDAA 수정안은 이 같은 예외 조항의 활용 범위까지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 국내 조선업계가 주목한다는 점이 거론된다.

 

당초 미 국방부는 동맹국 조선업체 활용 확대를 위해 '첨단 조선산업 기반 및 미래 함정 실험 사업' 명목으로 18억5000만 달러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해외 조선소와의 협력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의회가 자국 조선산업 보호 기조를 강화하면서 해외 조선소 활용 계획에도 상당한 제약이 발생하게 됐다.


◆ 필리조선소 품은 한화오션 웃고, HD현대는 전략 수정 압박

 

업계는 이번 법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HD현대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HD현대는 2025년 미국 최대 군함 건조업체인 헌팅턴 잉걸스(HII)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추진해 왔다. 국내 조선소에서 일부 모듈을 제작한 뒤 미국 현지에서 조립하거나 공동 건조하는 방식 등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됐던 상황이였다.

 

하지만 미 의회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HD현대 역시 북미 전략 수정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따라 HD현대가 최근 미 현지 조선소 인수 또는 지분 투자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는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HD현대 관계자는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나 협상 대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공개하기 어렵다"며 "실질적인 검토와 협력 방안은 실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 특정 방안을 언급하기에는 제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향후 미국 현지 생산 거점 확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이번 NDAA 수정안이 최종 입법화될 경우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의 핵심 조건이 '기술 협력'에서 '현지 조선소 보유'로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용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를 보유한 한화오션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다만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조선소 확보가 필수 조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HD현대 역시 직접 투자나 현지 생산 거점 확보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화오션은 이미 필리 조선소를 앞세워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2024년 해당 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마련했는데 한화시스템이 지분 60%, 한화오션이 지분 40%를 각각 보유중이다.

 

따라서 이번 수정안이 해외 조선소 건조를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만큼 현지 법인을 통한 한화오션의 생산 체계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NDAA 수정안이 실제 법률로 확정되기까지는 하원 본회의 통과와 상원 심의, 양원 조정 절차, 대통령 서명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최종 입법 결과에 따라 미국 조선시장 진출 전략이 다시 한번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동맹국과의 조선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자국 일자리 보호를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원하는 해외 조선사들은 현지 생산기지 확보 여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