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포괄·전략 동반자 관계 행동계획' 채택…북핵·남중국해·희토류까지 '경제 넘어 안보 협력'
尹대통령, 트엉 주석과 95분 정상회담…외교장관 회담 연례화 등 합의
방산협력 강화…퇴역함정 양도 등 베트남 해양안보 역량 강화 지원
2030년 교역액 1500억달러 달성 위해 경제협력 강화…경제협력 MOU체결
공급망·미래기술 협력으로 경제협력 확대…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체계 구축
IPEF 성공적 타결 위해 긴밀히 협의…원산지증명서 전자시스템 운영
2030년까지 40억 달러를 유상 원조…EDCF·EDPF 한도 확대
류수근 기자
ryusk@megaeconomy.co.kr | 2023-06-24 09:35:08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지난 30년간 양국 관계의 중심이었던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액 1500억 달러(약 196조 원)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고,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도 설립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베트남에 대한 개발협력을 한층 확대하기로 하고 최대 40억 달러의 경제협력 자금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전 하노이 주석궁에서 95분간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연 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직후 개최된 협정 서명식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부 장관과 이 행동계획에 서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행동계획은 ▲외교‧안보 협력, ▲경제, 무역‧투자, 개발 및 농업 협력, ▲과학기술, 정보통신, 기후변화, 천연자원 및 인프라 협력, ▲노동, 보건 및 교육 협력, ▲문화, 관광 및 인적교류 협력, ▲지역 및 국제 협력 등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양국 간 포괄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행동계획은 작년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계기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한-베트남 관계를 한층 더 심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이뤄진 윤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국빈 방문의 성과를 종합하고 향후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먼저 "양국은 외교, 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양국 국방장관 회담 정례화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에 양국 외교장관 회담도 연례화하여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 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해양 치안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공고해진 양국 간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베트남과의 방산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양국 외교부 간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기초한 협력 증진에 관한 양해각서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다자무대에서의 공조와 협력을 강화하며, 지역 및 국제 정세와 관련된 공통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베트남 차관급 외교안보전략대화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양국 외교장관 간 대화도 연례 개최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와 상호 잠재력 및 수요에 걸맞은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국방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2030년까지의 국방 협력에 관한 공동 비전 성명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국방장관회담, 국방전략대화 등 고위급 정례협의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해군을 포함한 각 군 간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또한 양국의 방산 기관 및 기업 간 상호 협력 기회 모색과 교류를 강화하고, 군 교육훈련, 군 의료, 사이버 보안, 유엔 평화 유지 활동 등에서의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은 해군 및 해경 퇴역 함정 양도 등을 통해 베트남의 해양안보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방안도 지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두 번째로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1500억 불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협력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최근 글로벌 복합 위기로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양국의 무역과 투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산업 협력 분야를 구체적으로 보면, 상호 무역액을 균형적, 안정적으로 증가시켜 나감으로써 빠른 시일 내 양국 간 교역규모 1000억 달러의 목표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1500억 달러의 교역액을 달성하기 위해 양국은 경제협력 채널 기능 강화 등 효과적인 조치를 통해 협력을 긴밀히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또 무역장벽 제거, 세이프가드 조치 제한 등을 통해 역내 규범에 근거한 경제의 연계성 및 자유무역을 확대하고, 양국이 참여 중이거나 협상 중인 각종 자유무역협정, 특히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및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의 무역협정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IPEF의 성공적 타결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국은 또 원산지증명서 전자교환시스템(EODES) 운영,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공인업체 상호인정약정(AEO MRA) 체결,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상호합의(MAP), 정상가격 산출방법 사전승인(APA) 협상 활성화 등 무역 원활화 및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전자·신재생에너지·환경·인프라 개발·관광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첨단기술 산업단지, 스마트 시티, 도시 및 산업 복합단지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협력 모델 개발과 사업화 과정에서 투자 및 기술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또 한-베트남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특히 핵심 및 원천 기술, 이노베이션, 바이오·나노 기술 분야의 연구 협력과 전문가 육성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은 기술 이전 협력을 통해, 베트남이 핵심 기술 및 최신 과학기술 발전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해 나가기로 했으며, 양국은 4차 산업혁명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는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베트남-한국 과학기술연구원(VKIST)을 적극 활용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베트남의 8차전력개발계획 발표에 따른 신재생에너지‧LNG발전소 건설 등 청정에너지전환 협력과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탐사‧개발‧투자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베트남의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핵심 광물 공급망 출력 기반을 구축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외에도 양국은 LNG 발전, 수소 생산, 스마트시티,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발굴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공적개발원조(ODA)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베트남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 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한도를 기존 15억 불에서 20억 불로 확대 갱신할 계획”이며 “또한 20억 불 규모의 경협증진자금(EDPF) 협력 약정도 이번에 처음으로 체결해 2030년까지 총 40억 불의 유상 원조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응웬 찌 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은 이날 하노이에서 ‘한·베트남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경협증진자금(EDPF)을 통한 경제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DCF와 EDPF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산업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개도국 정부에 장기·저리로 빌려주는 자금이다.
EDCF는 정부 출연금으로, EDPF는 수출입은행이 차입한 재원과 정부 재원으로 조달한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한-베트남 금융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교통·보건·기후변화 대응 등의 분야에서 대형 인프라 사업을 발굴·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금융협력 프레임워크의 후속조치다.
아울러 한국은 또 양국의 공통 관심 분야인 환경·기후변화 대응·보건·교육·디지털 전환 등 관련 분야에서 내년부터 27년까지 4년 간 총 2억 달러 규모의 무상원조 사업을 베트남에 지원키로 했다.
한국은 또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베트남-한국 과학기술연구원(VKIST) 후속 사업 추진 등을 통해 베트남의 과학기술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연구개발(R&D) 및 이노베이션을 위한 한-베 미래 파트너십’ 무상원조 사업을 향후 10년간 3천만 달러 규모로 추진키로 했다.
양국은 도로, 교량, 철도, 고속철, 도시철도 등 베트남의 중점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 분야에서 한국 ODA 지원관련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양국은 한-베트남 관계 발전의 근간인 양국 국민들의 교류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 정부는 양국관계를 이끌어갈 미래세대 교류 증진을 위해 베트남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지원과 장학생 초청을 포함한 교류 사업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양국은 ‘베트남 고등학교 내 한국어 시범 교육에 관한 협정’(2023~2024 학년말까지 유효) 이후 베트남 초·중등학교 내 한국어교육 확산에 관한 협약을 새로 체결하는 것을 검토하는 등 교육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또한 한국 정부의 GKS 장학생 초청 지속 선발을 포함한 양국 내 상호 유학생 지원 강화와 한-베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교육 지원을 확대하고, 양국 교육시설의 수요 및 규정에 따른 교육과정 개설 조건 보장을 기반으로 베트남 지방의 대학 내 한국학·한국어학과의 설립 지원을 장려해나가기로 했다.
한국은 또 베트남의 새로운 고등 교육 과정 프로그램에 따른 제 1·2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과서 편찬을 지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베트남은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적인 협력국”이라며 “한-아세안 관계 발전, 한-메콩 협력에 있어서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은 역내에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이라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은 아세안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협력과 관련한 내용을 보면, 양국은 한-아세안, 한-메콩, 아세안(ASEAN)+3,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 등과 같은 아세안 차원에서의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특히 지난해 12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한국-베트남 공동선언’에 명시된 공동 입장에 근거해 남중국해(베트남 동해) 문제, 북핵 문제 등 지역의 평화와 안보와 관련된 문제 협의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베트남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 발표에 대한 환영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양국은 이것이 내년 한-아세안 대화관계수립 35주년 계기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 발표를 위한 공동노력의 기반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메콩 지역의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발전을 위해 지속 공조해 나가기로 했으며, 베트남은 한국의 한-메콩 협력기금 증액 및 메콩강위원회의 개발파트너 신규 참여 검토를 환영하고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양국은 또 환경 보호 및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식량 안보, 경제 안보를 포함한 비전통적 안보 문제와 글로벌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노동‧보건‧교육 협력과 관련, 양국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EPS)에 관한 양해각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정보 기술, 조선 등 숙련근로자와 한국 측 수요가 있는 새로운 직업군에서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은 베트남 근로자들의 근무·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권리·이익을 보호해 나가기로 했고, 베트남은 베트남 내 한국 근로자들에 대한 거주 등록 절차 단순화와 노동허가 취득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사회보장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서명된 한-베 사회보험협정의 조기 이행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의료 분야 협력에서는 특히 백신 생산 및 의료 분야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의약 및 의료 장비 분야 정부·기업 간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베트남의 질병통제센터(CDC) 건립에 필요한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화‧관광‧인적 교류 협력과 관련해서는, 양국 국민들의 편의 증진에 크게 기여할 한-베트남 국제운전면허증 상호인정에 관한 협정 체결을 환영하고 이를 통해 양국 간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국 청년 간 상호 이해 증진 및 교류 협력 확대를 위해 한-베트남 워킹홀리데이 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관광객의 수요에 부응하도록 전세기 취항 등 항공편 횟수 증대를 위한 우호적인 여건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활발한 인적 교류를 위해 각 기관들의 기존 교류 협력 사업을 확대하고, 양 국민이 상대국에서 거주하는데 우호적인 여건이 마련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특히 관련 기관 및 단체의 청년 등 미래 세대를 위한 다양한 교류 사업의 규모를 확대하고 지원하기로 했으며, 주베트남대한민국대사관과 베트남 외교부, 베트남 지방성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미트 코리아(Meet Korea) 행사를 매년 개최해 양국 기업인의 교류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 내 상호 국민들의 생활, 학업, 근로환경이 안정되고 적법한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